건설업계에서 해외건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풍부한 오일달러에 힘입어 중동 지역의 건설ㆍ플랜트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달 공식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와 세일즈 외교에 초점을 맞추는 실용정책을 표방, 해외건설 수주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이 사상 최대인 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53억4,500만달러로 역대 월간 최대 수주액을 달성한데 이어 이 달 들어서도 GS건설의 아랍에미리트 정유시설 공사(11억달러), 쌍용건설의 이라크 쿠르드지역 재건사업(10조원) 등 굵직한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당선인이 해외건설 시장을 잘 알고 있어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당선인은 14일 바르자니 쿠르드 지방정부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석유유전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한국기업에 달라"고 세일즈에 나섰다. 55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사업은 이 당선인이 현대건설 회장으로 재직하던 때부터 관심을 가져온 사업이다.
이 같은 이 당선인의 행보는 개발이 한창인 중동시장 수주전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건설사들도 침체된 국내시장보다는 해외건설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현대건설은 지난해(39억달러)보다 20% 정도 늘어난 47억달러를 수주 목표로 세웠다. GS건설과 대우건설도 각각 38억달러, 30억달러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23조원 규모에 이르는 이라크 아르빌 재건사업을 추진하다 현지사정으로 보류했다"며 "이라크 정치상황이 안정되고, 정부의 지원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2006년부터 이라크 공사 미수금에 대한 이자를 6개월마다 받아오면서 이라크 시장 재진출을 노리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도 "유전개발 사업과 함께 패키지로 진행되는 지역개발사업에 관심이 높다"며 "정부가 나서 사업의 불확실성만 제거해줘도 해외건설 수주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해외사업부문의 한 임원은 "해외수주에서 정부의 지원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일본처럼 저개발 국가 지원에 차관을 지원하고, 국내건설사들이 그 차관을 활용해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식의 지원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전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