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각종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온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도자가 차량폭탄 테러로 피살됐다.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이 암살 배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12일 오후 10시 30분께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중심부인 카파르 수사 지역의 주택가에서차량 한 대가 폭발하면서 헤즈볼라 지도자인 이마드 무그니야(사진)가 숨지고 다른 2명이 부상했다고 헤즈볼라 관계자가 밝혔다.
이마드 무그니야는 헤즈볼라 내에서 하산 나스랄라 최고지도자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로, 헤즈볼라의 해외 테러와 비밀 군사작전의 총괄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83년 레바논 주재 미 대사관 폭파사건과 1985년의 미국 TWA 여객기 납치 사건 등 여러 건의 테러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2001년 미 연방수사국(FBI)의 우선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미국은 그의 체포에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도 1992년 아르헨티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폭파사건 등의 배후로 그를 지목해왔다.
서방 입장에선 악명 높은‘테러 우두머리’였던셈이다. 그는 그동안 성형수술 등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적을 교묘히 피해와‘여우’라는 별명
으로도 불려왔다.
1982년 창설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중동에서 정치 군사적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해왔다. 전문가들은 무그니야의 피살이 헤즈볼라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 암살 공격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 개입을 부인했으나 몇몇 의원들은 “테러 조직과의 전쟁에서 큰 성취를 이뤘다”며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