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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메이커들 '불황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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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메이커들 '불황의 덫'

입력
2008.02.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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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가 미국시장의 소비 둔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1,610만대로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엔 경기침체 여파로 1,500만대까지 떨어지는 15년래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미국의 빅3와 일본 도요타 등은 지난해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보이며 고전했다. 현대차도 미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신흥시장에서 선전해 다행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GM은 2007년 도요타와의 자동차 판매 세계 1위 경쟁에서 수성에 성공했지만, 실적은 최악을 기록했다. GM은 지난해 매출 1,810억달러에 사상 최대인 38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3년 연속 적자행진으로, 3분기에 회계장부상 세금 390억달러를 상계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분기(9~12월) 실적이 적자 전환하며 7억2,2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 경기후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릭 왜고너 회장은 경기 둔화와 고공 행진하는 원자재 가격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GM은 미국 내 노동자 7만4,000명에 대한 조기퇴직, 조건부 해고를 추진키로 했다. 인력조정은 생산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올해 GM은 도요타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줄 것이 확실시 된다.

미국 2위 포드는 지난해 2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년(126억달러 적자)보다는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는 공장 폐쇄를 통한 생산설비와 일자리 감축 등 구조조정에 힘입은 것이다.

이로 인해 2007년 자동차 생산은 256만대로 전년보다 12%나 감소했다. 결국 포드는 미국 본토 판매에서 도요타에 밀려 1931년 창사 이래 처음 3위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빅3의 막내 크라이슬러도 지난해 27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16억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는 실적 신기록 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소비둔화 여파로 예상보다는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3월 결산법인인 도요타의 2007년 순익은 전년보다 3.4% 늘어나는데 그친 1조7,000억엔(159.6억달러)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무엇보다 미국시장 판매가 예상보다 늘지 않은데다 엔화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 1엔 하락할 때마다 도요타의 경상이익은 약 350억엔(3.3억달러) 줄어든다.

앞서 4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지난 3분기(9~12월)에는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이번 회계연도 미국시장 판매 목표치를 2만대(0.7%) 줄인 297만대로 수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70만2,970대를 팔아 매출 30조4,891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1조8,150억원으로 2004년 이후 처음 영업이익률 6%대를 회복했다. 인도 등 신흥시장의 판매 확대와 노사협상의 무분규 타결이 실적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11만4,000대를 팔아 매출 15조9,485억원을 기록했으나,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판매대수 감소, 환율하락, 국내 RV시장 위축, 수출단가 인하 등이 기아차의 발목을 잡았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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