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말의 전쟁'만 격해지고 있다. 양당은 13일 상대방을 비난하는데 주력하며 여론을 잡기위해 총력전을 폈다.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신당이 국민의 뜻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신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강재섭 대표는 "새 정부 출범에 기왓장 한 장이라도 거들어서 놓지는 못할 망정 쪽박을 내겠다고 노골적으로 으름장 놓고 있다"며 "단순히 발목잡기 수준이 아니라 아예 발목을 부러뜨리려는 심산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행여 이런 행보가 나름대로 총선에 득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라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통 크게 협조하는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 이경숙 위원장은 "조직 개편안은 내용을 주고받는 협상이 아니다"며 "세계 정치사에 새 정부가 제대로 출범하지 못하도록 협조를 안 하는 사례는 없다"고 가세했다.
신당은 12일 이명박 당선인의 전화통화를 문제 삼았다. 손학규 대표는 "이 당선인이 '전화로 할 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해 깊이 있는 협의를 하자'고 해놓고 대변인을 통해 '전화로 설득했다'고 발표한 것은 일방적인 언론플레이"라며 "진정성이 전혀 없는 대중인기 영합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당선인은 협력을 요청하면서 인수위원장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것은 신당과 국민을 협박하는 이중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연 얼마나 진지하게 협상 하려는 것인지, 국정 혼란의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명분 쌓기용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의 사무실로 찾아가 타협을 시도했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14일 신당 의원총회 결과를 두고 보자"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신당의 일부 상임위 간사들은 우리측의 개정안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며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워낙 강경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이날 오후 안 원내대표를 불러 대책을 논의하면서 이 당선인이 통 큰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날 인수위 일각에서는 쟁점인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중 한 부처를 존속시키는 절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는 뻔한 궤변에 불과하다"며 "무조건 폐지다. 두 부처 중 하나를 살리고 하나를 죽이는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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