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력 강화, 정상 정복, 모두 이룬다.’
출범 후 처음으로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 우승컵을 노리는 ‘허정무호’가 13일 오전 결전지로 향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 OZ333편으로 출국, 17일부터 23일까지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2008 동아시아연맹컵(이하 동아시아대회)에서 패권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 일본 북한 중국이 참가한다.
대회 자체보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팀 조직력을 높이고 ‘새 얼굴’을 발굴하는 기회가 된다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승부사’ 허정무 감독은 이날 출국 인터뷰에서 “지나친 기대는 부담스럽지만 어떤 팀에도 지고 싶지 않다”며 ‘전력 강화’와 ‘정상 정복’의 목표를 모두 이루겠다는 야심찬 출사표를 밝혔다.
특히 영원한 라이벌 일본에 패전의 빚을 되돌려 주겠다는 옹골찬 각오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허 감독은 99년 9월 두 차례 열린 올림픽 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일본에 1-4, 0-1로 거푸 패하는 수모를 당한 바 있다.
허 감독은 “대학생들이 팀의 주축을 이뤘는데 한달간 유럽 원정을 다녀온 직후인데다 소속팀으로 돌려보낸 후 재소집한지 사흘 밖에 안돼 선수들이 녹초가 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당시를 회상했고 “준비 과정이 후회스럽다.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9년 만에 잡은 설욕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23일 오후 7시15분 충칭 올림픽센터에서 일본과 일전을 벌인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38승19무12패로 앞서고 있지만 동아시아대회에서는 두 차례 맞붙어 1무1패로 밀리고 있다. 지난 2005년 8월7일 대구에서 당한 0-1 패배는 조 본프레레 감독 퇴출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한편 허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전력 강화의 초점을 수비 조직력 향상에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팀은 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포백 수비라인으로 4-0 완승을 거뒀지만 수 차례 실책성 플레이로 위기를 자초하는 등 수비진이 불안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허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주로 스리백 시스템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까지 확실치 않은 대표팀 수비진의 윤곽이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 수비수 붙박이로 누가 낙점될 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만 하다. ‘해외파’가 없는 포지션 특성상 동아시아대회에서 눈도장을 받은 중앙 수비수들은 향후 월드컵 예선에서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