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제 기전이 풍년이다. ‘바둑 올림픽’ 응씨배가 여섯 번째 무대를 활짝 열어 젖히고 격년제로 열리는 도요타덴소배와 춘란배가 동시에 막을 올린다. 게다가 다음 주부터 농심배 LG배 정관장배 후지쯔배등 각종 국제 대회도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별들의 전쟁’을 고대하는 바둑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우선 19~22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제 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라운드가 펼쳐진다. 그 동안 10차전을 치르면서 한국은 홍민표 조한승 목진석이 탈락하고 이창호와 박영훈, 중국은 구리와 창하오, 일본은 다카오 신지 한 명이 각각 남았다.
19일 제 11국에서는 창하오와 다카오가 대결하고 한국 선수는 20일 제12국에 출전한다. 특히 항상 한국팀의 주장을 맡아 맨 마지막에 출전했던 이창호가 과연 올해는 4장으로 나올 지가 관심거리다.
25일부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번기가 시작된다. 지난 1월 삼성화재배(이세돌-박영훈)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한국 선수들끼리 벌이는 세계타이틀매치다. 세계 최초로 초단이 세계 대회 결승에 진출한 신기록을 수립한 ‘괴물 초단’ 한상훈(작년말 2단으로 승단)이 ‘반상의 포식자’ 이세돌을 맞아 과연 어떤 내용의 경기를 펼칠 지 궁금하다.
3월2일부터 7일까지는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제6회 정관장배 2라운드 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박지은 이민진 이하진 김세실 등 4명이 남았고 일본 역시 4명, 중국 3명으로 아직은 초반이라 서로 팽팽한 접전 양상이다. 한국 최초 여자 입신(9단) 박지은과 지난 대회서 막판 5연승을 거둬 한국에 첫 우승을 안긴 이민진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부터 17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7회 춘란배 본선 1회전(24강전)에는 국내 랭킹 1, 2위 이세돌 이창호 외에 선발전을 거쳐 2명이 더 출전한다. 춘란배는 한국 선수가 3년 연속 우승하다가 지난해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구리가 우승한 데 이어 준우승(창하오) 3위(씨에허)까지 싹쓸이했다.
4월에 들어서면 제21회 후지쯔배가 기다리고 있다. 12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후지쯔배 본선 1회전(24강전)에는 전기 우승자 박영훈과 준우승자 이창호 외에 국가 시드를 받은 한국 선수 5명이 더 출전한다. 랭킹 순으로 이세돌 목진석 조한승이 지명됐고 선발전을 치러 2명을 더 뽑는다.
후지쯔배는 그동안 13회나 한국이 우승했고 특히 최근 10년간 한국 선수가 연속해서 우승을 차지한 기전이어서 과연 올해도 한국의 연승 기록이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28일에는 ‘바둑올림픽’ 제6회 응씨배가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된다. 1회전 24강전에 한국에서는 전기 8강에 올랐던 이창호 최철한 송태곤에 국가 시드 3명(이세돌 박영훈 외 1명은 추후 선발)등 모두 6명이 출전한다. 응씨배는 1회부터 4회까지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등 한국의 4천왕이 차례로 우승했다가 2004년 제5회 때 최철한이 창하오에 지는 바람에 중국으로 우승컵이 넘어갔다.
이어서 6월1일부터 4일까지 제20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한국의 KBS와 일본 NHK, 중국 CCTV가 주최하는 바둑대회 우승자끼리 겨루는 이 대회에는 전년도 우승자 이세돌과 KBS바둑왕전 우승, 준우승자인 이창호와 조한승이 출전한다.
한편 올해부터는 세계 대회에 출전할 한국 대표선수 선발 방법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전원 전년도 상금 랭킹 순으로 뽑았지만 올해부터는 절충식을 채택, 한국에 배정된 인원수 가운데 절반은 랭킹 순으로 지명하고 나머지는 랭킹 순으로 4배수를 선정, 선발전을 치러 결정키로 했다. 하위 랭커들의 출전문호를 약간 넓힌 셈이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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