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러다 순수한 성금 기부까지 막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실제 재계는 이 당선인의 진의와 여론의 향배,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 등을 두루두루 살피면서 엉거주춤해 하는 분위기다. 이 당선인의 발언이 처음 알려진 12일만 해도 몇몇 기업과 은행 등이 발 빠르게 성금을 냈지만, 이날 대부분 기업들은 국민성금을 낼 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삼성 관계자는 “낸다 안 낸다 하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성금을 모금한다고 결정된 상황도 아닌데 무슨 입장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숭례문 복원을 위한 성금을 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으니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며 “성금을 내자는 분위기가 되면 그때 입장을 정하겠다”고 주저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다른 기업이나 여론 향방등을 봐가며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의 성금 반대 목소리는 한층 거세졌다. 실명으로만 글을 쓸 수 있는 대통령직인수위 인터넷 홈페이지의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에도 비난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모씨는 “성금은커녕 세금도 쓸 필요 없다”며 “개방 이후 관리를 잘 못한 전현직 서울시장과 관리, 문화재보호법 하나 똑바로 못 만든 국회의원 주머니에서 복원 비용이 나와야 한다”고 성토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토론방’에도 “국민성금 절대 안 된다” “이 당선자님 한 푼도 못냅니다” “숭례문 복원 모금에 반대하는 이유” 등 성금 반대 토론방이 속속 개설됐다.
박진용기자 hub@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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