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사망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창업주의 혼외 자녀들이 “상속액이 불합리하다”며 법원에 제기한 100억원대 소송(본보 2007년 5월17일자 8면)이 결국 법원의 조정으로 해결됐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그룹 고(故) B회장의 혼외 자녀인 C(28), D(26)씨는 B회장 측이 이들에게 생활보조비로 20억원씩을 지급하고 여러 가족 행사에 참여시키는 내용 등의 법원 조정안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 등은 수년 전 B회장 사망 후 상속 과정에 참여해 유산 50억원씩을 받았다. 그 후 2006년 11월 이들은 B회장 부인과 이복 형제들을 상대로 “상속재산 분할이 잘못됐다”며 추가로 100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법원은 수 차례 조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C씨 등은 “이복 형제들은 유산 외에도 기업 등을 물려받았고, 우리들을 가족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고, B회장 측은 “정당한 상속 과정을 통해 정리됐다”는 입장을 고수해 조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해 말 B회장 측이 C,D씨에게 각각 20억원을 지급하고 명절, B회장 추도식 등 가족행사에 부르도록 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했다. 결국 올 1월 C씨 측과, B회장 측은 이를 받아들여 합의했다. 하지만 C씨 등이 상속 변경 외에 공개를 요구한 ‘B회장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 등의 소식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어린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냐”며 “앞으로 원만하게 가족관계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씨 등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C씨는 미국에서 직업을 얻어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고 D씨는 현재 미국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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