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겠다.”
FC서울 김진규(23)는 2004년 아시안컵에서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축구 국가대표팀 부동의 중앙수비수였다. 하지만 올해 발표된 ‘허정무호’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무난히 대표팀에 승선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축구팬들과 김진규 자신에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FC서울의 터키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김진규는 국가대표팀 탈락에 대해 처음으로 힘든 말문을 열었다. 김진규는 “스페인에서의 올림픽대표팀 전지훈련 기간에 대표팀 탈락 소식을 접했다”고 운을 뗀 뒤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면 친구에게 문자를 남겨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며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김진규는 대표팀 탈락에 기분이 나쁜 것보다는 자신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예전처럼만 하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 프로에 입단했을 때의 느낌으로 경기에 임했어야 했는데…”라며 말 끝을 흐렸다.
하지만 화끈한 성격답게 자신이 왜 대표팀에서 제외됐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분명했다. 그는 “대표팀에 뽑힌 다른 선수들보다 내가 못했기 때문에 탈락됐다.
곽태휘(전남), 황재원(포항) 등 분명 좋은 점이 있는 선수들이고 그 장점을 배워야 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내 뒤에는 FC서울이 있다.
지난해 대표팀 경기 출전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았다”며 “올해는 지난해 못했던 팀 조직훈련에 충실해 더욱 탄탄한 수비로 K리그 우승에 밑거름이 되고 싶다.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에 다시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지난해 맞트레이드 된 후 대표팀 명단에서 희비가 엇갈려 비교 대상이 되고 있는 곽태휘에 대해선 “파이팅과 스피드가 좋고 헤딩력도 뛰어나 수비수로서 갖춰야 될 것을 고루 가진 선수다. 최근 대표팀에서 골을 넣는 등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축하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탈리아(터키)=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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