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잡은 듯 보였던 월척을 놓친 기분이랄까. 상무 최삼환 감독의 표정은 화석처럼 굳었다.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는 프로팀을 상대로 한 세트만 뺏어도 기쁘다. 프로의 벽이 높디 높아서 생긴 현상. 최삼환 감독은 20-20인 4세트에 얼굴이 환해졌다. 이강주의 왼쪽 강타로 21-20으로 앞선 데다 김도형과 김달호가 연거푸 대한항공 장광균과 보비의 강타를 블로킹으로 떨궜다.
전광판의 점수는 23-20. 이제 두 점만 뽑아내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웬걸, 승리의 여신은 ‘불사조’를 외면했다. 권광민의 실수로 눈 깜짝할 사이에 23-23 동점을 허용한 상무는 김달호의 공격이 잇따라 상대 세터 김영래의 블로킹에 걸렸다. 23-25. 불과 3분 사이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상무는 2007~08시즌 들어 20번째 패배를 맛봤다.
상무가 12일 인천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대한항공과의 방문경기에서 1-3(13-25 20-25 27-25 25-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상무는 이날 패배로 2승20패가 돼 최하위를 지켰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2위 대한항공은 18승4패로 선두 삼성화재(18승3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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