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슈퍼 화요일’이후 경선에서 연속 참패를 면치 못하자 마지막 선거전략으로 여성들의‘동정심’에 호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의원 진영에서는 최근 민주당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자는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고 힐러리 의원은 힘겹게 오바마 의원을 뒤쫓고 있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측은 나아가 “오바마 의원이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등 케네디가와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인사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그가 기득권에 의존하는 주자임을 말해준다”며 힐러리 의원은 여성이기 때문에 ‘상대적 불이익, 또는 차별’을 받고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힐러리 의원측은 오바마 의원의 정치자금 모금실적이 월등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오바마 의원의 변화 주장은 모두 ‘말’에 불과할 뿐 실제 오바마 의원은 변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우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힐러리 의원이 아이오와 코커스 패배이후‘눈물 효과’로 여성표를 끌어 모아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역전시키는데 써먹었던 감성 전략의 ‘재탕’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오바마 의원측은 “워싱턴 정치의 혜택을 입은 기득권자는 누가 뭐래도 힐러리”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본격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전국 지지율 선두를 바탕으로 오만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던 힐러리 의원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선 양상이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뜻이다.
힐러리 의원은 12일 투표가 시작된 워싱턴 D.C.,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포토맥강에 접해있는 3개 주의‘수도권 포토맥 경선’에서 다시 전패의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힐러리 의원은 3개 주 중 흑인 인구의 비율이 가장 작은 버지니아주에서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투표 직전 여론조사는 53% 대 37%로 오바마 의원의 절대 우세로 나타났다.
힐러리 의원은 이미 워싱턴, 네브래스카, 루이지애나, 메인주 등에서 치러진‘포스트 슈퍼 화요일’경선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에 여기에 수도권 전패가 이어지면 충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힐러리 의원 진영 내부에서 조차 “수도권 전패는 다음달 4일 ‘미니 슈퍼 화요일’의 텍사스, 오하이오주 경선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데 만약 여기서도 패한다면 경선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N 방송은 12일 ‘슈퍼 대의원’이 포함된 전체 대의원 확보 수에서 힐러리 의원이 1,148명으로 오바마 의원의 1,121 명을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으나 경선 결과로 선출된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는 986명 대 924명으로 오바마 의원이 이미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의원은 ‘슈퍼 대의원’지지 확보에 있어서도 힐러리 의원을 맹추격하고 있다는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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