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의식 등 볼거리 행사 중단… 도시 이미지 추락에 홍보전략 고민
숭례문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함에 따라 서울시의 해외관광객 1,200만명 유치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숭례문 주변에서 진행되던 관련의식이 취소되는가 하면, 관광도시 서울의 이미지마저 손상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 2005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숭례문 앞에서 열던 숭례문 파수의식을 11일부터 전면 중단시켰다.
이 행사는 숭례문 광장에서 매일 오전10시∼오후4시 사이 3명의 파수꾼을 교대 배치하는 조선시대 도성문 파수의식을 재현한 군례의식으로 지난해 12월에만 1만1,25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다.
이곳은 남대문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러 보는 명소였다. 시는 일단 ‘숭례문이 소실돼 복원 중에 있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한 후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숭례문 주변 도로에서 펼쳐지던 왕궁수문장행렬도 볼 수 없게 됐다. 매일 3차례 덕수궁 대한문 앞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 후 오후3시 교대식을 마친 기수단이 숭례문 앞까지 펼치던 행진이 중단된 것이다.
1996년부터 선보인 교대의식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2만8,400여명이나 찾았다. 시는 교대의식이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프로그램인 만큼, 보신각으로 코스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시티투어 버스도 흔들리고 있다. 1층, 2층 버스 모두가 광화문에서 시작해 숭례문을 경유해 운행하고 있지만 이 코스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숭례문 소실로 도시 자체의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숭례문은 관광ㆍ안내책자 사진을 비롯해 각종 홍보물에 대표적인 명소로 소개돼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어처구니 없는 방화로 국보 1호가 사라지면서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관광도시 서울의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동남아시아에는 한류로 대표되는 현대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미국과 유럽에는 숭례문을 제외한 다른 문화재를 소개하는 등 전통이미지를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는 2010년까지 해외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겠다며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
도시경쟁력을 세계 27위에서 10위로 끌어 올리기 위해 문화관광도시를 브랜드로 내세우며 관광ㆍ숙박업계 지원을 비롯해 남산, 한강, 각종 축제를 이용한 관광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해는 8월에 열리는 중국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맞아 세계 시장에서 서울의 인지도를 높기 위해 367억원의 해외 홍보예산까지 책정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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