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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 정부조직 개편안에 담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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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 정부조직 개편안에 담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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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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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가 마련한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20여 일이 지났으나 여야 간의 기싸움 속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 특정 기관의 존폐에 대한 해당 조직 공무원, 이익단체, 정당의 찬반 논쟁 속에 정작 새 정부 개편안의 참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된다.

한국은 전 세계 192개 국 중 GDP 기준 13위, 1인당 GDP 기준 36위이며,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이미 12년이 지났다. 그러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여전히 중앙정부의 역할은 방대하고 독점적이어서 민간부문과 지방정부의 활력을 위축시키고 있다.

정보, 사람, 제품, 자원의 국가 간 이동이 급증하는 세계화 흐름 속에서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역량은 낙후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도 선진형 고용과 복지체계로의 개혁이 지지부진하다.

이명박 정부는 2014년 고령사회로의 진입 이전에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재양성, 연구개발, 자원 확보, 지구 온난화 등 미래를 대비하면서 기회를 선점하려 한다. 민간과 지방의 창의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중앙정부의 간섭과 개입은 최소화하고 알뜰하게 재정을 운영해 국민부담은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즉 중앙정부는 국내정책(domestic policy) 중심에서 국제정책(global policy) 중심으로 역할을 전환하면서 규제 완화, 민영화, 지방이양을 통해 기능 조직 인력을 줄일 것이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민간경제 규모의 성장, 지방자치의 경험, 사회 민주화의 진전, 정보화·세계화라는 큰 변화를 반영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설계도라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2원ㆍ4실ㆍ18부ㆍ4처ㆍ18청ㆍ10위원회, 총 56개 중앙행정기관을 총 43개로 13개를 감축하면서 유사 기능을 통합하고 책임 없이 권한만 행사하는 위원회를 크게 줄여 부처 중심의 책임행정을 구현한다는 취지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보좌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대폭 줄이고 부총리제를 없애 현 정부 재임 기간에 비대해진 상층부를 과감하게 축소했다. 행자부와 교육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와 대학으로 대폭 이양하고 강도 높은 규제개혁을 대통령이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처 통폐합을 통해 산업정책과 IT정책, 농축수산물 생산과 식품산업, 육상ㆍ산림ㆍ해상의 공간 물류정책, 아동ㆍ청소년ㆍ여성ㆍ노인별 복지정책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사회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행정기관이 일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기능ㆍ자원ㆍ조직을 부여하기 위해 중앙행정기관 수를 대폭 줄인 것은 환영할 만하다. 국무위원수 15명은 일본 13명, 미국과 독일 15명, 프랑스 16명 등 선진국 정부의 내각 장관 수와 비슷하다. 특히, 국정조정과 총괄ㆍ지원ㆍ통제 기능 조직을 상대적으로 더 줄인 것은 바람직하다.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 국무총리비서실 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 기획예산처 국정홍보처 등을 통폐합하고, 총괄ㆍ조정ㆍ통제 기능을 감독과 간섭에서 협력과 지원 위주로 전환하면 행정 각 부가 본업에 전념하게 될 것이다. 방만하게 운영되는 각종 국정과제위원회와 기획단 등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지원하는 기구를 과감히 폐지한 것도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중앙정부의 조직 슬림화가 공무원 역량강화와 정부,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 공공부문 전반의 군살 빼기로 이어질 것으로 다수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 정부와 현 국회ㆍ정당의 책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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