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을 준비하는 한나라당의 공천 전장(戰場)에는 이색적인 맞대결이 많다. 동종업계 출신끼리의 경쟁은 다반사이고, 돈독했던 인연이 공천을 앞두고 경쟁 관계로 돌아선 곳도 적지 않다.
여기 저기서 벌어지는 게 법조인간 맞대결이다. 공천신청자 가운데 법조인 출신이 11% 를 차지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아예 서울 은평 갑에서는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 세 명이 맞붙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현우의 대표변호사 김신호씨와 북촌의 대표변호사 박경재씨, 그리고 선양의 오창윤씨가 그들이다.
이들 외에도 이곳에 공천을 신청한 김용원 인수위 자문위원, 오유방 전 의원도 변호사이기에 실제로는 변호사 5명이 공천 티켓 한 장을 놓고 맞붙는 셈이다.
경북 문경ㆍ예천에서는 전직 검사 대 판사의 대결도 펼쳐진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장을 지낸 이한성 변호사와 대구지법 상주지원장을 지낸 홍성칠 변호사가 공천 티켓을 놓고 양보 없는 검법 대결을 펼친다.
어느 때보다 언론인들의 공천 신청도 많다 보니 이들간 맞대결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 을에서는 앵커 대 앵커 대결이 펼쳐진다. KBS에서 일요진단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박선규 앵커 대 MBN에서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한 박종진 앵커간의 대결이다.
경기 용인 갑에서는 경기도청에 함께 출입하던 신문기자 간 맞대결도 펼쳐진다. 조선일보 출신 배한진씨와 중앙일보 출신 정찬민씨가 그들이다. 인천 중ㆍ동구ㆍ옹진군에서는 엄광석 전 SBS앵커와 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이 맞붙는다.
의사 대 의사 대결도 적지 않다. 부산 중ㆍ동구에서는 치과의사 이재진씨가 도전장을 내면서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정의화 의원과 공천 대결을 펼치게 됐다. 경기 군포에서는 치과의사인 박승오씨와 한의사인 서효석씨가 맞붙는다.
전직 보좌관이 모시던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경우도 있다. 부산 사상에서 공천 신청한 정광윤씨는 이곳에서 3선을 지낸 권철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둘의 한판 승부도 관심거리다.
경우는 다르지만 부산 금정에서는 이곳에서 5선을 했던 고 김진재 의원의 아들 김세연 동일고무벨트 대표와 김 의원의 보좌관 출신 김영관씨가 공천권을 다투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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