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값이 드디어 온스당 900달러를 넘어섰다. 2001년 250달러에 불과했던 금 가격이 불과 7년 만에 4배가 넘게 껑충 뛰면서, 1980년 800달러를 넘어선 이래로 2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 뿐만이 아니다. 곡물 가격도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두 가격은 2001년 400달러 대에서 현재 1,20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고, 옥수수 가격 역시 2001년 200달러를 넘나들던 가격이 현재 500달러를 넘어섰다.
수요급증과 달러약세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필자도 이미 올해 투자에서 비중을 확대할만한 대상으로 채권과 상품(원자재, 곡물 등)을 꼽은 바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올인’ 하다시피 달려 드는 자세다.
지금 투자자들이 분명히 알고 접근해야 할 것은 분산투자가 아닌 단일투자 대안으로 본다면 상품투자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광 받기 시작한 농산물 가격을 지수화한 S&P곡물지수의 경우 1997년 1,4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현재 지수는 880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10년째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 역시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20년간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3년간 바짝 급등한 것에 불과하다. 반면, 주식이나 에너지의 경우, 지난 20년간 꾸준한 수익률을 올렸다.
원자재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 경기 침체는 대개 인플레이션을 동반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 초기에는 원자재 투자수익률이 주식보다는 좋았다는 경험도 중요한 이유다.
분산투자의 관점에서 원자재 투자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은퇴를 대비해 장기적으로 주식과 같은 투자형 자산에 투자를 해왔는데, 하필 은퇴 시점에 경기 침체가 온다면 주가 급락이나 금리 급등으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특히 경기가 악화되는 시기에 급등하는 속성을 지닌 원자재를 포함한 포트폴리오와 그렇지 않은 포트폴리오의 성과 차이는 매우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원자재 투자는 전체 위험을 관리하는 입장 즉,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접근할 문제이지 단기간의 차익만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