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통합하면서 신(新)야권의 공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당 초선 대 민주당 전 의원', '현역 지역구 의원 대 비례대표' 등 다양한 구도로 뜨거운 공천 전쟁이 시작됐다.
합당으로 가장 미묘한 경쟁 구도가 연출된 곳은 서울 성동을. 386을 대표하는 신당 임종석 의원에 민주당 사무총장 출신 고재득 전 성동구청장이 도전하고 있다. 민선 구청장 3선을 할 정도로 고 전 구청장의 지역 기반이 탄탄하지만, 임 의원도 지역구에 위치한 한양대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에 높은 인지도로 3선을 노리고 있다.
임 의원은 손학규 대표 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인사이고, 고 전 구청장은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이어서 '손학규-박상천 대리전' 양상도 띄고 있다.
광진을은 현역 김형주 의원과 권토중래를 노리는 추미애 전 의원의 재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을 업은 김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었던 추 전 의원을 따돌렸지만 15, 16대에 잇따라 당선되고 대선후보로 나섰던 추 전 의원의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김 의원은 합리적 성품이 돋보이지만 친노 성향이라는 딱지가 있고, 추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민주당 분당의 희생양'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목포도 치열함에서 뒤지지 않는다. 대선 국면에서 신당에 투신한 민주당 출신 이상열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거물들의 도전이 심상치 않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박지원 비서실장이 신당에 입당해 'DJ의 뜻'을 앞세우며 공천을 기대하고 있고, '리틀 DJ'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사면 복권을 전제로 동교동 2인자 권노갑 고문까지 목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도 있다.
조선대 총장 출신 초선 양형일 의원의 광주 동구는 민주당에서는 박주선 김경천 전 의원이, 신당 내부에서도 김종배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져 전ㆍ현직 의원 4명이 맞붙게 됐다.
신당 초선 강기정 의원이 버티고 있는 광주 북갑도 민주당에서는 김동신 전 국방장관, 김재두 부대변인 등이 출사표를 던졌고, 신당에서는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손 대표 측근 송두영 전 선대위 부대변인 등이 나섰다.
신당 김성곤 의원과 민주당 사무총장인 김충조 전 의원이 경쟁하는 여수갑, 서갑원 의원에게 비례대표인 신당 장복심 의원, 이평수 전 정동영 후보 수행실장, 민주당 김경재 전 의원이 도전하는 순천도 관심 지역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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