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해 저렴한 결합상품을 내놓으면 이동통신 서비스를 타사에서 SK텔레콤으로 옮기겠다는 이용자가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갤럽이 KTF 의뢰로 실시한 '통신 결합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자사의 이동통신과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을 함께 묶어 요금을 10% 내리면, KTF 가입자의 32.7%, LG텔레콤 가입자의 33.7%가 SK텔레콤으로 이동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KTF나 LG텔레콤이 같은 형태의 결합상품을 10% 할인해 내놓을 경우 SK텔레콤 가입자가 서비스 업체를 바꿀 가능성은 18.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 부산 등 6대 광역시에서 51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4.3%, 95% 신뢰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갤럽은 결합상품의 경우 초고속인터넷보다 이동통신서비스가 이용자들의 선택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상품이 나오면 다른 이통사로 전환하겠다는 가입자 비율이 1위 업체인 SK텔레콤에 비해 KTF와 LG텔레콤이 두 배 이상 높다"며 "향후 결합상품 시장에서 초고속인터넷의 주도권을 가진 KT(KTF)보다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가진 SK텔레콤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태 KTF 홍보실 과장은 "이동통신시장에 미치는 SK텔레콤의 영향력이 결합상품 등 전체 통신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라며 "정부에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승인할 경우 시장 점유율 제한, 기존 음성통신용 주파수(800㎒) 재분배 등의 독점방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용범 SK텔레콤 홍보팀 매니저는 "KTF에서 의뢰한 조사인 만큼 자료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결합상품은 통상 3가지 이상 묶는 추세여서 2가지만 갖고 시장 영향력을 운운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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