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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만두와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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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만두와 올림픽

입력
2008.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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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饅頭)는 원래 속이 없는 밀가루 빵 같은 떡을 일컫는다. 고기와 야채를 넣은 것은 자오쯔(餃子)라고 한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큰 풍랑을 만났을 때 사람 머리를 닮은 떡으로 고사를 지낸 데서 유래했다는 설은 만두 이야기인 듯하다.

후한(後漢) 때 고기와 야채를 넣어 귀 모양으로 빚은 음식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빈민을 살렸다는 전설은 자오쯔에 관한 것이다. 섣달 그믐날 자시(子時)에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빚은 자오쯔를 떡국처럼 설날 아침 나눠 먹는 풍습에서 '交子'로 불렀다는 이야기도 그럴 듯하다.

■대표적 중국 음식 자오쯔가 설을 앞두고 '농약 만두'사건에 휘말린 것은 공교롭다. 중국업체가 일본에 수출한 냉동만두가 살충제 농약에 오염돼 수백 명이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는 바람에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장 일본 유통업계가 중국산 냉동만두와 육가공품 판매와 수입을 중단한 것은 물론, 올 여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현지의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을 부추겼다.

일본 언론은 '살인 만두'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뉴욕 타임스가 미국 올림픽선수단이 중국 식료품을 불신, 모든 식자재를 미국에서 가져간다는 기사로 가세했다.

■그러나 일본 후생노동성과 중국 국가품질감독총국은 냉동만두 제조업체를 공동 조사한 뒤, 제조과정이 매우 청결하고 농약 오염 위험성은 없다는 예상 밖의 결론을 내놓았다. 일본 당국은 누군가 일부러 농약을 투입한 범죄로 추정했다. 오염된 만두 포장에 미세한 구멍이 뚫린 사례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은 2001년 베이징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부터 인권상황과 환경오염을 빌미로 온갖 시비를 일삼은 음해세력과 일부 서구 언론이 극악한 공작과 왜곡보도를 자행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실제 뉴욕 타임스 기사는 금지약물 스테로이드 성분의 잔류허용치 기준이 미국보다 높은 중국에서 선수단을 위한 육류를 조달할 수 없다는 내용일 뿐이다.

또 소금 지방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다이어트 플랜에 따라 식자재를 가져가는 것이고, 다른 나라도 대개 이런 관행을 좇는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에 비춰보면 우리 언론이 선정적 보도에 의존, 결국 음해를 추종한 것은 반성할 일이다.

서구의 베이징 올림픽 음해는 오랜 세월 소외시킨 중국이 다시 국제무대에 우뚝 서는 것을 질시하는 심리와 정치적 계산 때문이란 비판이 서구 사회에도 많은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강병태 수석논설위원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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