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 주변에선 이화여대와 숙명여대의 자존심 대결이 화제다. '최고 명문 여자대학' 권좌를 차지하기 위한 타이틀 매치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그간 여성계 주류가 이대였다면, 인수위 출범 이후 숙대가 신(新) 주류로 부상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숙대의 아이콘이나 다름 없다. 정외과를 졸업한 그는 숙대 총장을 4번 연임했다.
올 초 이 위원장 취임 때 "이대 동문들이 이대 출신인 이명박 당선인 부인인 김윤옥 여사에게 '숙대 출신 위원장은 안 된다'고 로비를 했다더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돌 정도로 두 대학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깜짝 발탁된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도 숙대를 졸업하고 모교 아동복지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숙대 측에선 김윤옥 여사가 최고여성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것도 은근히 내세운다.
물론 이대의 '배꽃 파워'는 여전히 막강하다. 보건교육과를 나온 김 여사가 청와대 안주인 자리를 예약하면서 '영부인 산실'의 명맥을 잇게 됐다.
역대 대통령 9명의 영부인 중 이순자(의과대 중퇴), 손명순(약대), 이희호(이화여전 문과) 등 3명이 이 학교 출신이다. 김 여사를 보좌할 청와대 제2부속실장엔 이대 약학과를 졸업한 박명순 경인여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대 출신은 아니지만 김성이 이대 사회학부 교수는 복지부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18대 총선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여성 의원 15명 중 이대 출신은 전여옥(사회학과), 이계경(사회복지학과), 문 희(약학과), 고경화(사회복지학 박사) 의원 등 4명이고, 숙대 출신은 박찬숙(국문과), 김영숙 의원(교육대학원) 등 2명이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