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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밴디트' 인기 견인 록밴드 '벨라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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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밴디트' 인기 견인 록밴드 '벨라마피아'

입력
2008.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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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입을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한 사람이 운을 떼면 다른 한 사람이 이어 받아 문장을 완성했다. 뮤지컬 <밴디트> 에 출연 중인 여성 록 밴드 ‘벨라마피아’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가족 같은 사이”라더니 아닌 게 아니라 네 명의 멤버가 정신없이 말을 섞으면서도 일관성 있는 음악관을 펼쳐 보였다.

<밴디트> 는 여죄수들이 결성한 록 밴드의 이야기로 대형 뮤지컬 홍수 속에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소극장 록 콘서트 뮤지컬이다.

김수진(26ㆍ드럼) 송은화(24ㆍ기타) 이원영(29ㆍ베이스) 현쥬니(23ㆍ보컬)로 구성된 벨라마피아는 이정화 이영미 등 노련한 뮤지컬 배우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는 참신한 연기와 탁월한 연주실력으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홍대 앞에서 1년 넘게 밴드 활동을 해 온 이들은 지난 연말 300여명이 몰린 <밴디트> 오디션에서 선발돼 뮤지컬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엔 연주만 하는 걸로 돼 있었는데 연출(이지나) 선생님이 개구쟁이 같고 활달한 저희 모습을 눈여겨보셨나 봐요.”(김수진) “진짜 음악인의 끈끈한 정과 자연스러운 에너지를 담고 싶었는데 저희 모습에서 그런 걸 발견하신 거죠. 관객의 반응이 좋은 것도 꾸밈없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송은화)

요즘은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고 할 정도로 연기의 맛에 푹 빠져 있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힘은 음악에서 발휘된다.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반했다’는 팬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더욱이 <밴디트> 의 삽입곡 17곡 중 4곡이 이들의 자작곡이다.

“저희 안 작은데요.(웃음) 여성 밴드인데다 이름도 ‘아름다운 악당’이라고 하니까 외골수에 어두운 면도 많으리라는 편견이 있었겠지요. 록이 여자들도 할 수 있는 친숙한 음악이라는 걸 알린 게 이번 뮤지컬 출연의 큰 수확일 겁니다.”(현쥬니)

유난히 팀워크가 좋아보이는 벨라마피아는 각자 음악을 선택한 과정도 하나같이 독특하다. 주니어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주자였던 현쥬니는 “이게 아니면 죽을 것 같아서” 클래식 음악 대신 록을 선택했고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밴드 활동을 하던 송은화는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대학도 “틀 안에서 하는 게 적성에 안 맞아” 그만뒀다.

철학과를 졸업한 이원영은 스물 다섯의 늦은 나이에 다시 대학에 입학해 음악을 공부했다. 댄스 가수가 꿈이었다는 리더 김수진은 “우리는 이렇게 만나려고 태어난 것 같다”면서 “나 혼자라면 한낱 옹알이에 지나지 않았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이 친구들을 만나 치유의 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설에 첫 싱글 앨범 ‘오버스텝’을 내놓은 벨라마피아는 뮤지컬 공연을 마치는 3월 이후 당분간 자신들의 주 무대인 홍대 앞에서 활동할 생각이다. 연기라는 또 다른 영역에 대한 문도 열어두고 싶고 뮤지컬 마니아에게 록을 알린 게 기쁘지만 벨라마피아의 이름으로 된 무대를 한동안 갖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까닭이다.

“우리 음악의 매력이요? 솔직함? ‘센 것’도 있고 잔잔한 음악도 있고 다양해요. 색깔이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벨라마피아의 컬러죠. 음, 그러니까…한마디로 좋다고요. 하하.”(김수진)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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