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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친환경' 갖춘 디젤 세단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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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친환경' 갖춘 디젤 세단 몰려온다

입력
2008.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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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디젤 세단'은 좀처럼 익숙치 않다. '디젤' 하면 차체가 우람한 남성적 이미지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를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만큼 세련되고 날렵한 '세단'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최근 고유가와 친환경 바람을 타고 디젤 세단이 몰려오고 있다. 승용차용 디젤 엔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젤 엔진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요즘 나오는 디젤 승용차는 진동소음이 현저히 줄어든 데다 경제성과 환경친화성까지 갖췄다.

디젤 엔진의 가장 큰 매력은 '경제성'이다. 연료소비효율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평가 받는 푸조의 디젤 세단 407HDi(배기량 2,000㏄)는 ℓ당 14.3㎞를 간다. 동급 가솔린 승용차는 표준연비가 ℓ당 10㎞ 안팎에 불과하다.

폭스바겐의 디젤 세단 파사트 2.0 TDI는 가득 주유할 경우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을 정도인 1,000㎞를 달린다. 가솔린 가격의 80% 수준인 경유 가격을 감안하면, 연료비 대비 연비가 50% 가량 높은 셈이다.

디젤 엔진의 성능도 고압 다중분사 방식의 연료분사 등 신기술 개발에 힘입어 가솔린 수준을 능가할 정도다. 현대정공이 1992년 생산한 SUV 갤로퍼는 배기량이 2,500㏄인데도 힘은 73마력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디젤 자동차는 배기량 2,000㏄가 170마력을 웃돈다. 현대차가 최근 개발한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고압 직접분사 시스템(HSDI)이 적용돼 친환경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엔진은 기존 기계식 엔진(WGT) 대비 출력은 평균 20~25%, 최대토크는 10~20%, 연비는 5~10% 가량 향상됐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이라는 점도 시대 요구에 맞는다. 운전자마다 느끼는 정도는 다르지만 이전 디젤 엔진보다 진동소음도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 디젤 승용차가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대수에서 점하는 비중은 3%대에 불과하다. 디젤 엔진의 거친 이미지와 소음이 심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여전한 탓이다.

그런데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 엔진이 소음과 진동, 매연이 심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점차 완화되면서 최근 국내ㆍ외 업체들이 디젤 세단 신모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고급차의 대명사인 S클래스 디젤 모델 'S320 CDI'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최고 235마력에 자동 7단 변속기를 장착했으며, ℓ당 10㎞를 주행할 수 있다.

BMW도 올해 3시리즈와 5시리즈, 1시리즈 쿠페 디젤 모델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우디와 재규어는 지난해부터 디젤 세단 'A8 4.2TDI'와 'XJ 2.7D'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도 아반테, 쏘나타 디젤 모델을 내놓았고, 유럽 시장에서 그랜저 등에 디젤 모델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최상원 연구위원은 "디젤 엔진은 가솔린보다 연비가 30% 이상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어 친환경적"이라며 "국내에선 아직 디젤 세단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나, 수입차를 중심으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관련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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