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금 테니스를 알 것 같아요.”
한국 테니스가 머나먼 독일 땅에서 귀중한 수확을 거뒀다. 이형택(32ㆍ삼성증권)의 뒤를 이을 기대주가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제2의 이형택’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전웅선(22ㆍ336위)이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16강전에서 감격적인 승리를 맛봤기 때문이다. 이형택에 이어 데이비스컵 사상 두번째 승전보다.
전웅선은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다. 190cm의 키에서 뿜어지는 서브는 국내 최강이라는 평가. 전웅선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니더작센주 브라운슈바이크 폭스바겐홀에서 열린 마지막 단식에서 세계랭킹 62위 미하일 베러를 2-1(6-1 3-6 6-4)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웅선은 “컨디션이 좋았다.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 편하게 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기나긴 방황의 터널을 뚫고 지나왔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전웅선은 지난해 6월부터 소속팀인 삼성증권과 결별을 선언했다. 무려 6개월 넘게 소속팀 없이 홀로 외로이 각종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해외오픈 출전에 따르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경제적인 부담이 컸던 것은 물론이다.
전웅선은 “방황은 내가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다. 소속팀에 서운한 점이 있어서 독립했지만 그동안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삼성증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연습을 열심히 해서 한국 테니스에 이형택 선배님 외에 또 다른 월드클래스의 선수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브라운슈바이크(독일)=김기범기자 kik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