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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 된 숭례문/ "3년이면 원형은 복원 되겠지만 국민 상처는 복원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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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 된 숭례문/ "3년이면 원형은 복원 되겠지만 국민 상처는 복원 어려워"

입력
2008.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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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의 원형 복원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긴급회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숭례문은 2006년에 중요 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된 182쪽의 실측 도면, 1961~63년 수리했을 때의 보고서, 그 밖의 사진 자료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원형 복원에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 진행중인 광화문 복원공사에 비춰 숭례문의 복구 기간은 2~3년, 예산은 2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화재 현장을 둘러본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기능보유자인 최기영 대목장도 “원형 복원은 가능하며 순수 우리 소나무 자재 등을 구하는 과정 등이 필요해 최대 3년 가량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구에는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기존 부재가 최대한 활용된다.

정밀진단을 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현재 외관 상으로는 석축 부분은 조금만 수리하면 대부분 재사용할 수 있고, 누각 1층의 기둥과 공포도 많은 부분을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층 누각의 부재들은 대부분 사용할 수 없고, 기와도 새 것으로 완전히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못쓰게 된 목재 부분은 우리의 순수 소나무 자재로 새로 갈아 끼우게 된다.

목재는 문화재청이 상당량 비축해 둔 것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족할 경우 목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밀진단 결과 홍예문(虹霓門) 상부의 석재를 비롯해 석축 구조물까지 대거 보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되면 복구 예산 및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원 작업은 피해 상황에 따른 복구 계획이 문화재위원회에서 확정되면 불탄 누각의 잔해 철거, 전통기와 제작, 구조물 축조와 기와 얹기, 단청 입히기 등 다양한 작업을 거쳐 이뤄진다.

복구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방식과 문화재청이 직접 하는 방식이 있으나 현재 문화재청은 서울시 중구청 주도로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005년 화재로 소실된 낙산사의 사례처럼 일반적으로 문화재 복구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국고보조금을 지원해 추진하는 게 일반적이나, 중요 문화재는 문화재청이 직접 추진한 적도 있다.

복원 기간과 예산 규모는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겠지만 숭례문의 형태적 복원은 상당히 정확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숭례문이 간직했던 조선 건국 당시의 웅장한 기상은 다시는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

김봉렬 문화재위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성급하게 복원하기보다는 철저히 조사 연구한 뒤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이전의 형태로 복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면서 “숭례문이 복원되어도 그것은 21세기에 새롭게 중건된 숭례문으로 옛 숭례문의 정신적, 역사적 측면까지 복원할 수는 없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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