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으로 잘 알려진 미국 바이엘코리아의 빌 프리드 하이더(58) 회장. 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바이엘에 몸담은 지 30년 동안 한국에서의 생활이 올해로 8년째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주한유럽상공회의소(EUCCK)의 화학부문 회장으로도 활동중인 그는 설 연휴 부인과 단둘이 중국 하이난(海南)섬에서 휴가를 즐기고 돌아오자 마자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갈비구이와 순두부 찌개를 하는 가게였다.
바이엘은 아스피린으로 유명하지만 하이더 회장이 가장 애정을 가진 제품은 마크로론(Makrolon)이라는 폴리카보네이트다. 1953년 바이엘사가 발명한 이 소재는 50년 간의 오랜 개발을 통해 적용분야가 자동차 제품에서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마크로론의 대표 제품으로는 폴리카보네이트 수지를 주 원료로 한 바이엘 폴리카보네이트 시트.
이들 시트는 유리를 대체해 축구장 등 스타디움 지붕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마크로론의 가장 큰 장점은 투명하고 가공성이 뛰어나며, 부러지거나 깨지지 않아 CD나 DVD에서 자동차 부품에까지 다양하게 쓰인다.
하이더 회장은 "자동차 부품에서 '무게'는 에너지 소비와 직접 연결돼 폴리카보네이트의 적용이 늘면서 고속도로의 방음벽 등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크로론은 확산판으로 적용돼 램프의 빛을 고르게 확산시키고 LCD 모니터를 더 밝게 하는 동시에 그림자가 보이지 않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하이더 회장이 마크로론에 애정과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가 한국 부임 직전 5년간 유럽지역 플라스틱 사업부 책임자로서 마크로론의 영업과 마케팅, 기술 책임자를 동시에 역임했기 때문.
그는 당시 마크로론의 제품적용을 위해 고객인 메르세데스 벤츠 등 자동차 메이커들과 소니 등 가전업체들과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깊은 인연을 쌓았다. 이 경험을 통해 하이더 회장은 새로운 혁신(Innovation)의 개념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혁신 이란 절대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며 "기존의 제품의 지속적인 개발과 진화를 통해 낡은 사고에서 탈피, 새로운 용도로 개발되는 것 또 하나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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