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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 동티모르 대통령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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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 동티모르 대통령 피격

입력
2008.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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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호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11일 반군의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군이 운영하는 수도 딜리의 야전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라모스-호르타 대통령은 수술을 받고 안정된 상태로 알려졌으나 조만간 호주로 이송될 예정이다.

동티모르 주재 유엔 평화유지군을 이끌고 있는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는 동티모르 정국이 다시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중대 규모의 군대와 70여명의 경찰을 증파하기로 결정했다.

동티모르 정부군 대변인인 도밍고스 다 카마라 소령은 이날 오전 6시 수도인 딜리 외곽에 있는 라모스-호르타 대통령 자택에서 반군과 경호원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대통령이 복부에 총상을 입었으며 경호원도 1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반군은 사나나 구스마오 총리 자택과 차량에도 총격을 가했으나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동자인 반군 지도자 알프레도 레이나도 소령은 정부군과의 교전 중 사살됐다.

레이나도 소령은 2006년 4~5월 37명의 희생자와 15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던 동티모르 사태의 주모자이기도 하다.

마리 알카티리 전 총리가 전체 군인 1,400명 중 600명을 전격 해고하면서 시작된 동티모르 사태는 폭력시위와 폭력 조직간 교전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알카티리의 사임 후 라모스-호르타가 총리직을 승계하고 호주군을 비롯한 2,500여명의 평화유지군이 투입되면서 진정되기 시작했다.

투항을 거부해온 레이나도 소령은 동티모르 사태 직후인 2006년 7월 체포됐으나 한달 만에 탈옥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반군을 이끌고 현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했었다.

레이나도 소령의 사살을 계기로 반군 조직이 와해되면 이번 대통령 피습사건이 국가안정을 되찾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알카티리 전 총리가 이끄는 프레틸린(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이 작년 ‘6ㆍ30 총선’ 후 구성된 신정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실업률이 무려 50%에 달하고 식량부족으로 인구의 20%인 21만~22만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어 사회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1600년대부터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은 동티모르는 1975년 11월28일 독립을 선언했으나 수하르토 대통령 시절 인도네시아에 강제 합병됐다.

이후 구스마오는 프레틸린을 이끌며 무장 독립투쟁을 벌여 ‘독립 영웅’으로 떠올랐고 라모스-호르타는 국외로 탈출, 유엔과 주요 국가들을 상대로 비폭력 독립운동을 벌여 9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수하르토의 사임 이듬해인 1999년 유엔 감시 하에 국민투표를 실시, 2002년 공식적으로 독립했으며 한국도 1999~2003년까지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상록수부대를 파견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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