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한일 양국 관계가 빠른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당선인이 기회 있을 때마다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강조하고 있고, 새 정부를 보는 일본 정계의 눈길도 따뜻하다.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과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를 비롯한 일본 의원 15명이 서울을 방문, 이 당선인과 환담했다. 일본 정부의 비공식 사절단이라고 할 만한 이들의 이례적 방문은 새 정부의 대일 정책 기조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 당선인은 이들과의 만남에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열린 마음' '미래를 향한 희망' '양국과 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 협력' 등을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일본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도 요청했다. 덕담이 오간 분위기는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사이의 냉랭한 '고집 대결'과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다. 노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는 과거사 문제로 일본에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그 결과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 이래 무르익어가던 양국 관계가 순식간에 급랭했다. 이 당선인은 노 대통령과 달리 이념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한다지만,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싶은 정치적 충동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지금의 좋은 기회를 살리려는 양측의 진지한 노력이 긴요하다. 우선 일본이 다시는 역사문제로 한국민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어느 쪽이든 사소한 갈등의 불씨만 있으면 무조건 키우려는 사람들을 최대한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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