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조금만. 짠 음식은 안돼요. 우유 두부 감자 미역 먹어요. 고혈압을 예방해 건강하게 살아요. 오래 오래~ 과일 생선 야채 좋아. 보리밥도 좋아요~.'
요즘 충북 진천군 노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노래 <건강하게 살아요> 의 가사다. 이 노래는 트롯에 경쾌한 록 풍을 가미해 한 번만 들어도 금세 리듬을 익힐 수 있다. 건강하게>
고혈압 예방을 위해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건강하게 살아요> 는 진천군 공무원들이 만들어 주민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창작곡이다. 건강하게>
군보건소 직원 박풍남(43ㆍ여)씨가 가사를 붙였고, 노래는 군청 재무과 박홍균(44)씨가 불렀다. 박홍균씨는 진천군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보컬그룹 '소리사랑'의 리드 싱어다.
작곡은 가수 남궁옥분의 히트곡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를 지은 박동률(53)씨가 맡았다. 10년 전 진천에 정착해 식품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씨는 진천군보건소측이 고혈압 예방 노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자 흔쾌히 응했다. 사랑>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매일 밤 모여 연습을 한 끝에 지난달 노래를 담은 CD 2,000장, 테이프 2,000개를 제작했다. 음반에 맞춰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약 3분 짜리 뮤직비디오에는 '진천군 중풍제로마을 합창단'이 노래에 맞춰 신나게 율동체조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중풍제로마을 합창단은 군보건소가 운영하는 고혈압 당뇨교실에 참가했던 군내 50, 60대 여성 환자 20명으로 구성됐다. 합창단은 지난해 초부터 농촌 마을을 돌며 고혈압 예방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 공무원들이 고혈압 예방 노래를 만든 것은 주민 상당수가 고혈압 질환을 갖고 있고, 중풍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예방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군내 농촌 마을의 경우 주민 약 30%가 고혈압 관련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군은 고혈압, 중풍 환자가 많은 8개 마을을 중풍제로마을로 선정해 다양한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예방 교육이 딱딱한 탓에 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음반 제작을 제안한 박풍남씨는 "노래와 율동체조가 인기를 끌면서 고혈압에 대한 주민 인식이 나아지고, 교육 효과도 커지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보급하고 남은 CD, 테이프는 전국 농촌지역 군보건소에 나눠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천=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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