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보다 발음이 더 아름다워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 직장까지 얻었습니다."
'취업 지옥'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했다고 하자 아리예 위샌(32)씨는 "친절한 한국인 친구들 덕분"이라며 전화기 너머로 밝게 웃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주도 우루무치 출신인 위샌씨는 계약직(2년)이긴 하지만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시의회 사무처에 합격, 1일부터 정식출근하고 있다.
맡은 업무는 시의회 홍보와 안내. 연간 1만5,000여명에 달하는 내ㆍ외국인을 상대로 본회의장 등을 안내하고 전자회의시스템 등 각종 장비와 시설을 소개하는 일이다.
위샌씨가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신장대학 영문학과 재학 시절. 이 대학으로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 온 한국인들이 구사하는 한국어에 호감을 느끼면서부터 였다.
이후 한국 행을 결심하고 2000년 3월 숙명여대 한국어어학당에 등록, 2년간 한국어를 익혔다. 이어 같은 대학 영문학과에 편입, 학부 과정을 마치고 다시 국제관계대학원에 진학해 2년 반 동안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소화해 4개 언어에 능숙한 '국제인'으로 성장했다.
합격 비결에 대해 '입사 1개월차'위샌씨는 "4개 국어 구사 능력이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려는 서울시의 전략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미 시정의 전반적인 흐름과 방향을 읽고 있다는 의미다.
설날 연휴가 끼는 바람에 단 사흘 출근해, 자신이 일할 사무실과 안내할 시설, 장비들을 둘러봤다는 위샌씨는 "직원들이 한결같이 친절하고 정이 많아 사무실 분위기가 아주 좋은 것 같다"며 "시의회 방문객들에게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서울시의회를 안내하는 일로 호의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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