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을 앞둔 베이징(北京)시의 환경과 먹거리 안전이 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있다. 환경 문제로 국제 스포츠 스타들이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고, 미국 선수단은 먹거리를 본국에서 공수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을 정도다.
미 올림픽위원회는 식품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중국으로 파견한 후 선수들이 먹기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으로 파견돼 닭고기를 구입했던 프랭크 플레오씨는 “닭고기에서 선수들이 섭취해서는 안되는 상당량의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식품 안전을 염려해온 미국은 이 결과가 나오면서 2만5,000 파운드의 육류를 중국으로 공수하고 다른 식품과 식자재는 중국 공급업자와 수입업자를 통해 따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 같은 미국의 행보는 다른 참가국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고민에 빠져있다.
앞서 지난달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헤일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나의 건강을 위해 올림픽 참가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식을 앓는 테니스 스타 쥐스팅 에넹도 불참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영국, 스위스 등 30여개국은 같은 이유로 중국이 아닌 일본, 한국 등에서 현직 적응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며, 미 수영팀은 싱가포르에 적응 훈련 캠프를 마련키로했다. 미 선수단은 베이징 체류시간을 최대한 짧게하고 선수들에게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특수 마스크를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베이징 공기오염 수준은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보다 5배나 높다. 하지만 미국 등 참가국들이 이런 수치를 앞세워 마련한 대책에 정치적 복선도 일부 깔려있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다. 중국은 그동안 4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올림픽 시설 및 사회간접시설 확충에 사용하고, 100억달러 이상을 환경 오염 방지에 쏟아부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는 선수단 음식의 경우 인공위성까지 동원, 생산-유통-조리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먹거리 안전 확보 계획을 진행 중이며 차량 2부제 등 중국 특유의 방식으로 공기오염을 크게 낮출 계획을 갖고있다.
중국의 탁구 스타 덩야핑은 “개최전 환경오염이 문제가 됐던 로스앤젤레스, 아테네 올림픽도 원만히 진행됐듯 베이징 올림픽도 그럴 것”이라며 낙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환경 정보를 공개하면서 적극 대처하는 정직한 접근만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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