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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한달/ 특검 '번개' 수색에 허찔리고 삼성과는 기싸움… 취재진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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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한달/ 특검 '번개' 수색에 허찔리고 삼성과는 기싸움… 취재진 이중고

입력
2008.02.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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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특검이 출범한 지 5일째인 지난달 14일, 삼성 특검팀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을 들이닥쳤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삼성 본관의 전략기획실 및 삼성물산 등 비자금 조성에 직접 관여한 조직을 압수수색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터라 삼성 경영의 산실이라는 승지원이 첫 타깃이 된 데 대해 삼성측은 그야말로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였다.

특검은 같은 날 삼성 전략기획실 임ㆍ직원의 자택도 ‘급습’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이 회장의 자택과 삼성본관에도 압수수색팀을 보냈다.

삼성 특검팀의 초반 행보는 이처럼 전광석화 같았다. 24일 한 방송에서 “삼성화재가 고객 미지급 보험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불과 6시간 만인 다음날 새벽 3시 30분에 삼성화재 본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갈 정도였다.

하지만 삼성을 압박하기 위한 전방위 압수수색의 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이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은 물론 삼성본관에서도 수사팀이 들고나온 자료는 서류봉투 몇 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삼성화재에서는 수십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지만 직원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에 애를 먹어야 했다.

차명계좌주인 삼성 전ㆍ현직 임직원 소환에서도 특검팀과 삼성의 기싸움은 만만치 않았다. 특검팀은 한꺼번에 30~40명 소환통보를 했지만, 삼성측은 하루 2,3명을 선별적으로 보내는 지연작전을 썼다. 때문에 조 특검은 “삼성 임원들이 바빠서 못 나온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느냐. 죄를 짓고 장부 숨기는 등 증거를 없애느라 시간이 없는 거 아니냐”고 공개적으로 삼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검이 삼성과 힘겨운 ‘전투’를 벌이는 동안 취재진은 삼성과 특검을 상대로 ‘이중전투’를 벌이느라 고역을 치렀다. 수사초반 특검팀이 소환자를 비밀에 부치는 바람에 취재기자 20여명은 특검팀이 입주해 있는 건물 1,2층 엘리베이터 앞에 의자와 방석, 전기온열기구까지 설치하고 24시간 내내 드나드는 출입자를 살펴야 했다.

소환되는 삼성 임원들은 한 동안 얼굴을 가린 채 출두, 취재진이 휴대폰 카메라까지 동원해가며 소환자의 얼굴사진을 찍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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