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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상어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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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상어변호사들

입력
2008.02.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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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많은 세상은 어떨까? 정말 질 좋고 값싼 사법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얼마 전 아파트를 전세 놓았던 친구가 소송을 당했다.

제 날짜에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자 바로 법원에서 오라고 했다. 부랴부랴 융자를 받아 보증금을 주었다. 그런데도 그게 끝이 아니었다. 판사가 이렇게 말했다. "새로 바뀐 소송비용규칙에 의해 상대방 변호사비가 1,200만원이네요. 그걸 추가로 상대편에게 더 주셔야겠네요."

■ 소송 부추기는 '사법 테러꾼들'

그는 깜짝 놀랐다. 상대방 측의 젊은 변호사가 한 일은 간단한 소장 하나를 달랑 낸 게 전부였다. 결국 변호사비만 양쪽에서 2,000만원이 넘게 더 들어간 셈이다. 아파트 값이 오르니까 세금도 변호사비도 덩달아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변호사가 집집마다 문을 두들기며 소송하라고 권할 날이 멀지 않았다.

대학들마다 정원을 늘려서라도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해 결사적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법서비스라는 명분을 카세트 테이프 돌리듯 반복한다. 사법서비스란 말만 그럴 듯하지 상대방 측에는 사법테러가 될 수 있다. 돈만을 위해 재판을 부추기는 상어변호사들 때문이다. 그들에게 소송은 게임이고 진실은 상대적이다. 그들은 누구라도 잡아먹는 살모사 같은 존재다.

인터넷 상에 떠돌던 영화를 별 의식 없이 다운 받고 올렸던 수 만 명의 사람들을 향해 고소폭탄이 날아들었다. 어른은 100만원, 아이들은 60만원을 지급했다.

법률문서에 겁먹고 자살까지 한 학생도 있었다. 그 한 건으로 상어변호사들은 부자가 됐다. 모략전문 상어변호사도 있다. 모 법관을 파멸시키기 위해 각계로 보내는 700장의 진정서를 만들어 법률사무실을 찾아 다니던 돈 많은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한 인권변호사를 찾아가 사건을 의뢰했다.

인권변호사는 사건을 맡은 지 얼마 안 되어 그 여자의 거짓말과 황폐한 심성을 알아챘다. 그는 거액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건을 거절했다. 그게 변호사의 양심이었다. 그 여자는 재판장이 나쁘게 보니까 서류 상만이라도 계속 변호사로 남아달라고 간청 했다. 그것마저 거절하기에 인권변호사는 마음이 여렸다.

여자는 그 후 상어변호사를 사서 법관을 피의자로 만드는 데 성공한 후 이어서 사건을 거절했던 인권변호사를 물어뜯었다. 법정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은 악덕변호사로 만들어 거액의 위자료를 청구한 것이다. 악녀에게 영혼이 팔린 상어변호사는 자신의 얄팍한 법 지식까지 덧붙여 선배법조인들을 전방위로 공격했다.

여자가 노리던 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하자 그녀는 밤에 사무실로 침입해 소송기록까지 몽땅 없애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맺힌 증거원본들이 사라졌다. 구속된 그 여자의 재판에서 밝혀진 동기는 그 여자의 지독한 피해망상이었다. 법관도 인권변호사도 아무 잘못이 없었다. 돈 많은 정신병자와 상어변호사가 합치면 그 위력은 핵폭탄급이다.

얼마 전 법조인들의 모임이 있었다. 대부분 미국의 명문 로스쿨을 다닌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미국의 쓰레기 변호사들이 만든 저급 문화가 어떤 건지 이 사회가 한 번 뼈저리게 당해봐야 알 거라면서 냉소했다. 좋은 차와 고급 와인, 해변의 별장을 얻기 위해 어떤 모략과 증거조작도 서슴지 않는 게 미국 저질 변호사들의 모습이라고 했다.

뻔한 살인사건을 무죄로 만들고 악마와 타협한 변호사는 백만장자가 된다. 부자가 유죄판결을 받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더 어려운 게 미국의 저급 법률문화라고 했다.

■ 로스쿨이 가르쳐야 할 것은 정의

평범한 소시민에게 어느 날 갑자기 수십억원을 청구하는 파멸의 소장이 날아오는 순간이 우리도 멀지 않았다. 로스쿨이 변호사를 찍어내는 생산 공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로스쿨은 정의롭고 따뜻한 명품 변호사를 배출하는 맞춤형 공방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음습한 대학이기주의의 그늘은 상어변호사가 부화되어 나오기 좋은 장소다. 소수라도 그들이 세상바다를 누비면 때는 이미 늦다.

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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