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쟁이 뜨겁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갈수록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수입차에 맞서기 위해 신모델 고급 세단을 대거 출시한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거품 가격을 제거한 공격 마케팅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국산차 간판이 바뀐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선보인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는 출시 한 달도 안 돼 계약 실적 1만대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판매 목표(내수시장 기준 3만5,000대)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6월 출시 이후 고급 대형승용차 시장 1위를 지켜온 기아차의 ‘뉴 오피러스’가 1만대 돌파까지 4개월 가량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전문가들은 벤츠, BMW, 렉서스 등 고급 수입차와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제네시스는 후륜구동 방식이며, 3.3~3.8ℓ 람다(λ)엔진이 탑재됐다. 3.8ℓ 엔진의 최대출력은 290마력, 최대토크는 36.5kg.m, 연비는 ℓ당 9.6㎞(자동변속기 기준)다.
쌍용자동차가 3월 출시하는 대형 프리미엄 세단 ‘체어맨 W’도 주목된다. 국내 차종 최초로 5,000㏄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 후속 모델, 수입차 대형 세단을 겨냥한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S500, BMW 750, 아우디 A8 등과 비교할 때 엔진은 동일한 수준이며, 변속기도 같은 독일제 7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기아차가 내놓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는 1월 한달간 1,278대가 팔렸다. 국산 경쟁차인 현대차의 ‘베라크루즈’(1,318대 판매)보다 다소 뒤쳐지는 실적이나, 국내 SUV시장 규모를 볼 때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기아차는 SUV의 본격 성수기인 봄철 이후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월간 1,500대 돌파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차 대중화 나선다
올해 1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작년 1월(4,365대)보다 21.5% 급증한 5,304대였다. 월간 판매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5,295대를 넘어 사상 최대치이다.
수입차 돌풍의 핵심에는 혼다 ‘뉴 어코드’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14일 선보인 뉴 어코드는 이달 3일까지 1,050대 계약됐다. 수입차 단일 모델로는 최단 기간 계약대수 1,000대를 돌파한 것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5개 모델 이상을 팔아 월 평균 400~500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놀랄만한 수치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중순 소형 SUV ‘티구안’을 선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소형 SUV 점유율이 높아져가고 있는데다, 가격이 국산차와도 경쟁이 가능한 4,000만원대여서 기대를 걸고 있다. BMW코리아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뉴 X6’ 등 5시리즈 디젤 세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재규어코리아는 상반기 중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등장한 스포츠 쿠페형 5인승 세단 ‘XF’를 출시한다. 기존 세단 개념을 깨트린 첨단 디자인을 채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뉴 C클래스’, 인피니티 ‘EX’도 올해 기대되는 신모델이다.
랜드로버 코리아 이동훈 상무는 “올해 수입차 업계가 내놓을 신차는 40여 종에 달한다”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확대돼 수입차가 대중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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