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5일 ‘슈퍼 화요일’대회전에서의 압승과 경쟁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경선 포기로 사실상 미 공화당 대선후보로 정해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일찌감치 11월 대선 본선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매케인 의원은 롬니 전 지사가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7일 즉각 민주당 대선주자들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향해 날선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매케인 의원은 2000년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섰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한 지 8년만에 대권 도전의 꿈을 펼치게 됐다.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핵심 보수층의 반감과 선거자금 부족 등으로 본격 경선이 시작되기 전 한때 중도 사퇴의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매케인 의원이 그려낸 역전의 드라마는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전 사상 또 하나의 중요한 성공 사례로 기록된다.
매케인 의원은 자유주의 성향의 공화당 온건파와 무당파 지지자들의 지지에 힘입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 대세론을 쌓아갔다.
이러한 돌풍의 힘으로 매케인 의원은 슈퍼 화요일에 이르기까지 경선이 거듭되는 동안 공화당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위상을 갖게 됐다.
매케인 의원은 플로리다 예비선거 이후 사퇴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지지 표명과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지지 선언으로 대의원수가 많이 할당돼 있는 캘리포니아, 뉴욕 등 대형주에서 롬니 전 지사를 압도했다.
슈퍼 화요일에서의 압승을 포함, 지금까지의 경선 결과는 그러나 매케인 의원에게 대선 본선에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의 전통적 보수층이 분열돼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매케인 의원의 대세론에 불이 붙여진 이후에도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 보수층이 선호하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앨라배마, 조지아, 테네시, 웨스트 버지니아 등에서 선두로 나선 것은 매케인 의원이 아직은 보수층 규합에 성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슈퍼 화요일 종합 전적에서 3위로 처진 허커비 전 지사가 경선 계속을 선언한 마당이기 때문에 공화당 보수층의 매케인 의원에 대한 시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매케인 의원이 슈퍼 화요일 압승이후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를 지키는 데 충실할 것임을 다짐하면서 우선적으로 당내 통합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