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총사가 ‘허정무호’에 귀중한 첫 승을 안겼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하 남아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조 첫 경기에서 설 맞이 골 잔치를 펼치며 투르크메니스탄을 4-0으로 완파했다.
‘EPL 3총사’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29ㆍ풀럼) 이영표(31ㆍ토트넘 홋스퍼)가 합류한 축구 국가대표팀은 시종 투르크메니스탄을 압도하며 지난해 7월18일 인도네시아와의 2007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3차전 전반 34분 이후 이어져온 골 가뭄을 소나기골로 해갈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공간 패스로 공격 활로를 개척했고 전반 40분 왼쪽 날개로 포지션을 이동, 활발한 측면 돌파로 투르크메니스탄 수비진을 유린했다. 박지성은 2-0으로 앞선 후반 26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멋진 왼발 슛으로 자신의 A매치 7호골을 터트리며 상암벌을 찾은 2만 5,000여 팬을 열광시켰다.
오른쪽 날개로 투입된 설기현은 2골 1도움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전반 44분 곽태휘(전남)의 선제 헤딩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후반 12분과 40분 잇달아 투르크메니스탄 골네트를 흔들었다. 포백 수비라인의 왼쪽 측면에 배치된 이영표는 중앙 수비의 약점까지 폭넓게 커버하며 시의적절한 오버래핑으로 왼쪽 측면 공략에도 일조했다.
이상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해외파들의 합류로 칠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내용을 보여줬다. 특히 적절한 타이밍에 패스를 내주고 외곽 공격을 주도하며 대승을 이끈 박지성의 움직임이 뛰어났다. 경기 초반 골 찬스를 살리지 못했지만 해외파들의 주도로 당황하지 않고 경기를 침착하게 이끌며 후반 상대 수비진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대승의 요인이 됐다”고 ‘EPL 3총사’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승점 3을 확보하며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향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대표팀은 3월26일 평양에서 북한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북한은 7일 암만 원정경기에서 홍영조의 결승골로 요르단에 1-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9일 밤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재소집돼 17일부터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을 대비한다. 박지성 등은 7일 오후 영국으로 출국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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