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명과학부 강봉균 교수팀이 기억의 재구성 메커니즘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 8일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분해과정이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 결정적이다. 사이언스>
기억이란 인간의 뇌 신경세포들 사이의 연결(시냅스)이 맺어지는 것으로, 반복학습을 통해 이 연결이 공고해지면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최근 신경과학자들은 장기 기억도 알려진 것만큼 안정적이지 않으며, 기억을 다시 떠올릴 때 시냅스의 연결이 약화돼 기억이 변형되거나 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강 교수팀은 공포를 기억하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기억을 떠올릴 때 특수단백질분해과정(ubiquitin-proteasome system)을 통해 기억의 재구성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기억을 회상하면, 특정한 단백질이 분해돼 시냅스를 허물어뜨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이 쥐에게 공포를 떠올리게 한 뒤 특수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자 쥐들은 공포 기억이 전혀 바뀌지 않고 유지되는 것을 발견했다.
강 교수는 “특수단백질분해과정을 억제하면 기억을 변형하거나 소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기억을 유지하거나 변형시키는 의학적 응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