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백년만에 찾아온 폭설 한파 대란을 겪고 있는 중ㆍ남부 내륙에서 설을 지내면서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8, 9일자 중국 신문들은 폭설 대란으로 사나워진 민심을 달래려는 지도부의 낮은 포복 행보를 가장 비중 있게 처리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7일 최대 피해지역인 광시(廣西) 장족 자치구의 거(各)족 마을에서 설을 맞고 이어 난닝(南寧), 바이서(白色)시를 방문, 재해 복구를 독려했다.
후 주석은 난닝시의 무장경찰 부대를 찾아가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외근중인 무장경찰들에게는 전화 통화를 통해 따뜻한 위로의 뜻을 밝혔다. 후 주석은 무장경찰들과 만두를 함께 먹으면서 동고동락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후 주석은 이어 난닝시 칭슈(靑秀)구 쓰레기처리장에 근무하는 환경위생원들을 찾아 “정말 고생이 많다.여러분은 도시의 미용사”이라고 격려했다.
특히 후 주석은 이 지역 90여개 마을에 전기가 끊긴 상황을 감안, 전력 회사 등 도시 인프라 시설 등을 집중 방문, 폭설로 끊어진 전기 수도 등을 신속히 복구해 장기간 이어지는 지역민들의 불편을 해소해달라고 당부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설 직전 5일 꾸이저우(貴州)성을 찾은 뒤 이어 6일에는 장시(江西)을 찾아 전력망 복구현장 등을 찾으면서 재해 복구 일꾼들을 격려했다. 원 총리는 폭설로 귀향하지 못한 장시금융경제대학 학생들과 저녁을 함께했다. 원 총리는 전력선 복구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려가면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2003년 이후 두 지도자들이 형편이 어려운 지방에서 매년 설을 지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설은 폭설 피해를 입은 민초들과 어려움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11조원 이상의 피해를 낸 폭설 한파는 설을 고비로 그 기세가 누그러지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끊어졌던 주요 철도에 대한 응급 복구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하지만 이번 주말을 전후로 또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중국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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