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에 절로 식욕이 돋는다. 문제는 설 음식이 대표적인 고단백,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이라는 것. 양껏 먹다가는 그동안의 건강 관리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는 일. 설 음식도 몇 가지 원칙과 조리법만 잘 지킨다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하는 웰빙 식단이 될 수 있다. 건강한 명절음식 식습관, 조리법의 노하우를 알아본다.
■ 살 찌는 게 두렵다면 피해라, 이 음식
살 찌는 것이 두려우면 설날 음식 중 떡국은 멀리 해야 한다.
떡국에는 사골 국물, 쇠고기, 달걀, 지단 등의 고명에다 만두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칼로리가 매우 높다. 1인분 기준으로 대략 500~600㎉, 떡국 한 그릇에 이미 1끼 식사에 필요한 칼로리는 거의 다 들어있는 셈이다. 굳이 떡국을 먹고 싶다면 다른 음식은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살 찌기 쉬운 음식은 지방질 음식이다. 특히 설 음식에 빠지지 않는 갈비찜을 주의해야 한다. 갈비는 다른 부위보다 기름이 많이 포함돼 칼로리가 높다.
쇠고기 살코기는 40g에 75㎉밖에 안 되지만, 갈비 40g은 100㎉나 된다. 또 갈비 양념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므로 갈비찜 150g을 먹으면 무려 440㎉를 섭취하게 된다.
전(煎) 종류도 1쪽(50g)에 110㎉ 정도로 칼로리가 높다. 채소와 다른 재료로 만든 누름적의 경우도 100g 내외에 150㎉를 함유, 생선 전유어에 비해 칼로리가 높다.
여러 가지 재료를 기름에 볶아 당면과 함께 참기름으로 무친 잡채 역시 주의해야 할 고칼로리 음식. 1인분에 150~230㎉다. 이외에도 제사상에 올라오는 떡, 약과, 곶감, 후식 음료인 식혜와 수정과 등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최선의 명절 음식 섭취법은 고칼로리 음식을 먹기 전에 야채 찬이나 김, 나박김치 건더기 등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먼저 먹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포만감이 생겨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 욕구가 줄어들고, 섬유질이 몸 속 당분도 조절해준다. 고기를 좋아한다면 우선 전이나 생선구이를 조금씩 먹어 배를 채운 뒤 갈비찜 등을 먹는다.
■ 조리법이 칼로리를 좌우한다
설 음식은 유난히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많다. 나물, 전, 떡 등 기름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찾기 힘들다. 나물은 볶기 전에 살짝 데치면 기름 흡수량을 줄일 수 있다.
강한 불에서 소량을 물로 볶은 뒤 기름으로 맛을 내는 것도 방법이다. 또 전을 부치거나 고기를 볶을 때 중간에 기름이 부족해지면 기름 대신 물을 조금씩 붓는 것도 요령이다. 전이나 편육을 데울 때는 전자렌지를 사용하거나, 기름을 두르지 않고 달궈진 팬에 그대로 데우는 것이 좋다.
음주도 주의해야 한다. 청주 한 잔의 칼로리는 70㎉, 5잔을 마시면 밥 한 공기의 칼로리보다 높다. 전유어나 편육 등 기름진 음식을 안주로 하면 그 칼로리도 만만치않다.
밥은 율무, 현미, 콩 등을 섞은 잡곡밥으로 하자. 잣, 호두 등 견과류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견과류는 비타민E가 풍부해 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칼로리는 높은 편이다. 나물을 골고루 먹으면 전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소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 섭취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조리법을 바꿔도 하루종일 끊임없이 먹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명절에는 손님이 계속 찾아오거나 친지의 집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 4~6차례 음식을 먹는 경우도 흔한데, 이럴 때는 식사를 했다면 간단한 음료나 과일 정도만 먹도록 한다.
<도움말=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 서울아산병원 강은희 영양팀장>도움말=베스트클리닉>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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