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 은행들이 기록한 사상 최대 순이익은 착시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자전환 주식의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오히려 2006년보다 순이익이 감소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개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5조170억원으로 전년보다 10.6%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LG카드 등 출자전환 주식의 매각이익 3조4,000억원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11조6,542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3.2% 감소했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10%로 2006년(1.13%)보다 떨어졌다. 출자전환 주식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0.85%에 불과해 수익창출능력이 크게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은행 본연의 업무로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구조적 이익률도 1.37%로 전년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구조적 이익률이란 은행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이고 경상적인 이익으로, 총자산 중 '이자이익+수수료이익+신탁이익-판매관리비' 비중을 뜻한다.
순이자마진(NIM)도 2.45%로 0.19%포인트 떨어졌다. 순이자마진은 전체 이자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수익성 지표다. 이 같은 수익성 수치들은 미국 상업은행에 비해 모두 떨어진다.
총자산 100억달러 이상인 미 상업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ROA 1.17%, 구조적 이익률 1.72%, NIM 3.20%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들이 비용이 많이 드는 양도성 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외형 경쟁을 벌인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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