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을 앞두고 숙명의 앙숙들이 4년 만에 ‘리턴 매치’를 준비 중이다. 4년 전 패자는 와신상담 끝에 복수혈전을 벼르고, 승자도 수성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가장 억센 인연이 얽혀 있는 곳은 경기 부천 원미 을. 대통합민주신당 배기선 의원과 한나라당 이사철 전 의원이 네 번째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무려 16년에 걸친 질긴 싸움이다.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는 원미 을 지역구가 생긴 1996년 15대 총선 때 시작됐다. 첫번째 대결에선 이 전 의원이 승리했고 16, 17대 총선에선 배 의원이 이겼다. 공안검사 출신인 이 전 의원과 운동권 출신 배 의원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서울 도봉 갑에선 신당 김근태 의원과 한나라당 양경자 전 의원도 네 번째 대결을 준비중이다. 15대 총선이후 김 의원이 내리 3전 3승을 거두었다. 다만 한나라당에서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이 지역 공천을 노리고 있어 김 의원과 양 전 의원의 리턴 매치가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서울 중구에선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과 신당 정대철 전 의원ㆍ정호준 부자 간의 대를 이은 4연전이 이뤄질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15, 16대 총선 때는 박 의원과 정 전 의원이 1승 씩 주고 받았고 17대에는 정호준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나섰다가 박 의원에게 패했다.
3연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도 적지 않다. 서울 서대문 갑에선 신당 우상호 의원과 한나라당 이성헌 전 의원이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선ㆍ후배 간의 대결이란 점에서 둘의 격돌은 늘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16대에선 이 전 의원이 이겼고, 17대 때는 우 의원이 1,900여 표 차로 신승했다. 경기 구리에서는 신당 윤호중 의원과 한나라당 전용원 전 의원이,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에선 신당 이용희 의원과 한나라당 심규철 전 의원이 각각 세번째 일전을 벌일 태세다.
경기 부천 소사에선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과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2006년 7월 보궐선거에 이어 재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경기 광명 을은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에게 석패했던 양기대 전 정동영 의장 특보가 다시 도전장을 냈고, 서울 노원 갑에선 함승희 전 민주당 의원이 이번엔 한나라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신당 정봉주 의원과의 리턴 매치를 벼르고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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