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지난해 12월 서울 장충동에 문을 연 문화사교클럽 ‘꽃과 나눔의 길목’ 대표 한서연씨. 꽃과 음식, 고급 사교문화 등 모든 면에서 만만치않은 내공을 자랑한다.
미국 남가주대학(USC)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영어강사로 잠시 활동하다 1995년부터 ‘방배동 요리선생’으로 이름을 날린 최경숙씨 등 동서양 요리전문가를 사사했다. DJ정부 시절 삼청동 공관에서 열린 대부분의 만찬 기획자로, 요리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파티음식에서 센터피스(식탁 중앙을 장식하는 꽃)의 중요성을 깨닫고 플로리스트 수업을 받았으며, 한식메뉴 개발자로도 활동했다. 요리면 요리, 꽃이면 꽃 한 분야만 파는 전문가들은 많지만 그처럼 ‘스타일’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작업을 하는 사람은 흔치않다.
한 대표가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문을 연 ‘꽃과 나눔의 길목’은 그의 다채로운 이력에서 엿볼 수 있듯, 문화와 사교를 위한 특별한 공간에 대한 그의 각별한 인식 아래 계획된 곳이다.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은 1층은 꽃연구실, 3층은 한식요리연구실, 4층은 하루에 꼭 1모임에만 맞춤 연회를 제공하는 소규모 연회장이다. ‘황후의 티타임’이라고 이름 붙인 2층은 문화에 관심은 있어도 마땅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 여성들을 위해 다양한 생활문화 강좌를 제공한다. 회원제로 운영하지만 아직 개업 초기인 점을 감안해 비회원에게도 원하는 강좌만 따로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건물 안에 있는 모든 테이블웨어와 음식 스타일링, 꽃 장식, 하다못해 화장실에 비치된 수건을 고르는 일까지 한 대표의 섬세한 감각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그는 “삶을 더 풍성하고 윤택하게 가꾸고 싶은 사람들은 많지만, 대부분의 공간들이 특정한 목적에만 치우쳐 있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면서 “꽃이나 음식, 인테리어 등 모든 분야에 대한 관심을 서로 나누고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02)2232-5564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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