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서는 2월 5일 ‘슈퍼 화요일’이후에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선두 주자가 부각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슈퍼 화요일 대접전을 치를 22개 주의 민주당 대의원 수는 모두 1,681명으로, 최종 승자가 확보해야 하는 전체 대의원의 과반수 2,025명에 미치지 못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슈퍼 화요일에서 ‘싹쓸이’를 한다고 해도 대세가 결정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접전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다.
민주당 슈퍼 화요일에서 어느 한 주자가 전체를 석권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정도의 ‘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그것을 계기로 열세에 있는 주자가 사퇴하거나 당 지도부가 중재에 나서는 방식이 모색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슈퍼 화요일의 결과로 나타난 힐러리, 오바마 의원의 격차가 미세할수록 6월까지 계속될 민주당 경선은 한곳 한곳이 피를 말리는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일정을 앞당긴 미시간, 플로리다 경선의 무효화 등에 따른 논란 때문에 8월말 전당대회에서도 민주당 최종 후보가 결정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힐러리, 오바마 의원이 극적인 협상을 통해 정ㆍ부통령 후보를 나누어 맡는‘드림 티켓’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은 되고 있으나 두 의원 진영 모두에서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후보 결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대세론이 확고해질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에서는 민주당의 ‘내분’을 반기는 기대 섞인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슈퍼 화요일에 전체 대의원의 과반인 1,191명에 육박하는 1,023명의 지지 향배가 결정되는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매케인 의원이 ‘최종 승리’를 주장할 수 있을 정도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공화당에서는 민주당에 앞서 대선 본선을 위한 전열을 정비, 조직과 자금 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민주당 경선 분열의 후유증을 최대한 활용하면 본선 승리가 보다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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