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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고분벽화 금박 사용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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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고분벽화 금박 사용 첫 확인

입력
2008.02.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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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고분 벽화에 채색 안료로 금박이 사용된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5일 북한 평양시 력포구역 용산리의 동명왕릉지구에 있는 진파리 1호분과 4호분에 대해 남북 공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진파리 4호분에서 연도(널길)의 양벽과 현실의 천장 부분 등에서 금박을 사용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지난해 5월30일~6월9일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와 함께 훼손이 심한 진파리 1ㆍ4호분의 보존작업을 벌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2006년 첫 조사에서 진파리 4호분 연도 동쪽 벽에서 금색이 눈에 띄어 현장에서 비파괴 성분 분석을 실시한 결과 광석의 일종인 ‘웅황’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금색 흔적을 선별해 휴대용 형광 X선 분석기로 분석한 결과 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구려 고분 63기 가운데 16기에 벽화가 있으며, 문화재연구소는 이 가운데 지금까지 10기를 조사했으나 금박을 사용한 흔적을 확인한 것은 진파리 4호분이 처음이다.

금박은 현실 안 천장 벽화에 별자리를 표시하거나 천장 받침의 문양대에서 금꽃을 강조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됐는데 심하게 긁혀 남아있는 부분은 별로 없는 상태였다. 일제시대 당시 고분이 열린 채로 방치됐을 때 사람들이 긁어냈을 것이라는 게 북측 관계자들의 추정이다.

연구소는 “금박의 가장자리가 칼로 잘린 듯 날카로운 직선인 점으로 미뤄 금박을 붙이기 전에 금박을 종이와 같은 바탕에 붙여 원하는 모양으로 오려내 붙인 후 바탕재를 벗겨내는 작업을 반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순관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진파리 4호분에서 사용된 금박은 연꽃 문양과 소나무 가지 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됐다“면서 “이는 고구려의 금 세공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이 고분에 매장된 인물이 권력이 있는 왕족 또는 귀족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고분의 격이 한층 올라가게 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료는 없지만 북측에서는 진파리 4호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온달 장군과 평강공주의 합장묘로 추정하기도 한다.

한편 보고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진파리 1ㆍ4호분의 손상 상태를 여러 과학 장비를 통해 정밀하게 확인했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손상도면을 제작해 고구려 벽화고분의 보존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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