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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로 별을 노래하는 박석재 천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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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로 별을 노래하는 박석재 천문연구원장

입력
2008.02.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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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열리고 태극이 춤추던 날… 해와 달 내려와 오악을 비추네… 삼족오 높이 날아 해 품에 깃들고… 두꺼비 높이 뛰어 달 속에 안겼네…’

비장한 선율의 이 노래는 박석재(51)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이 최근 작사, 작곡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地圖)> . 난해한 제목의 이 곡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천문도(石刻天文圖)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이 천문도는 282좌, 1,467개 별자리를 표시한 중요 문화유산으로 보물 228호로 지정돼 있다. 박 원장은 “이 천문도가 새 만원권 지폐의 뒷면에 새겨져 있지만 이를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이 곡을 연주해 우리 민족의 천문학적 저력을 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과학 기술계에서는 알아주는 뮤지션이다. 그의 기타연주 솜씨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밤하늘과 낭만을 노래한 <대덕밸리의 밤> 이란 곡을 만들어 고교 후배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밴드 ‘프렌즈’와 함께 전국별축제 등에서 직접 연주하고 CD를 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집안에 있던 기타를 우연히 접한 그는 이후 대학시절과 미국 유학 중에도 기타를 놓지 않을 정도로 음악에 심취했다.

요즘도 그는 대전의 한 건물 지하를 빌려 프렌즈 멤버들과 연습하고 봉사활동과 과학행사 등에서 연주활동을 한다. 천재소년 송유근(10) 군에게 드럼을 가르쳐 2006년 대한민국 별축제와 지난해 ‘미래성장 동력 2007’ 전시회에서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국내 ‘블랙홀 박사 1호’인 박 원장은 과학 대중화의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천문학을 쉽게 풀어낸 <재미 있는 천문학 여행> <블랙홀이 불쑥불쑥> 등의 책을 썼고 외계인이 등장하는 SF소설 <코리안 페스트> 를 펴낸 재주꾼이다.

<하늘을 잊은 하늘의 자손> 이란 책을 곧 출간할 예정인 박 원장은 “설 세뱃돈을 주고 받을 때 만원권에 새겨진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살펴보면서 하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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