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최신원(57) 회장은 연초부터 장거리 해외출장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가전 전시회(CES)를 찾아 급변하는 시장 흐름과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며 신규 사업 구상을 했다.
연초부터 시작되는 최 회장의 해외출장은 ㈜선경 뉴욕지사에 과장으로 근무하던 1983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줄곧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SK그룹 창업주이자 선친인 고 최종건 회장의 35주기라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 회장의 출장에는 준비물이 조금씩 바뀐다. 하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출장 필수품이 하나 있다. 바로 만년필이다. 최 회장은 이번 CES 출장에서도 참관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직후 몽블랑 만년필로 보고 느낀 점을 꼼꼼히 정리했다. 물론 귀국 직후 있을 경영전략회의에서 협의할 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최 회장의 '만년필 사랑'은 고교 졸업 당시 선친으로부터 선물 받은 국산 만년필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만년필에 익숙하지 않던 최 회장은 선친의 선물을 쓰면서 만년필의 손 맛을 알았다. 그리고 87년 그룹 임원에 승진하면서 몽블랑 만년필을 처음 접한 그는 "아, 이래서 몽블랑이구나"하는 탄성을 했다고 한다.
최 회장은 그때부터 몽블랑 애호가가 됐다. 그는 "몽블랑은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을 일컫는 불어이지만 실은 철저한 장인 정신이 배어 있는 독일 브랜드"라며 "만년설로 뒤덮인 산 정상의 돔 모양을 브랜드 로고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몽블랑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최 회장의 몽블랑 이야기는 기업가 정신과 맞물려 이어졌다. 그는"몽블랑 로고는 수 만년 전 형성된 만년설의 근원과 전통이 바뀌지 않음을 상징해 제게 특별한 교훈을 준다"며"최고경영자(CEO)의 의사결정과 최종 사인(Signature)은 본인은 물론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것으로, 주요 의사결정 때 몽블랑을 꺼내 들고 그 묵직한 무게감 만큼이나 큰 책임감을 느끼며 최종결정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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