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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의 코트 속으로] 프로농구 2군리그 잘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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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의 코트 속으로] 프로농구 2군리그 잘 되려면

입력
2008.02.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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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럴 암스트롱은 왜소한 체격과 당뇨병을 강한 정신력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했다. 뛰어난 수비수이자 외곽 슈터인 브루스 보웬 역시 93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4년 뒤 NBA에 입성했다.

암스트롱과 보웬이 뒤늦게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NBA가 하부리그를 운영했기 때문이었다.

한국프로농구(KBL)는 아직까지 2부 리그가 없다. 그나마 일부 구단에서 수련선수를 잘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KCC 이중원, LG 백천웅, 전자랜드 박상현 등이 수련선수에서 정식선수로 발돋움한 케이스다.

지난달 29일 열린 KBL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던 재미동포 쌍둥이 형제 최금동, 은동은 정식으로 지명은 받지 못했지만 각각 모비스와 KT&G의 수련선수로 발탁,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KBL 규정상 구단별 보유가능선수는 13명(용병 제외)으로 제한돼 있다. 때문에 각 구단은 드래프트에서 신인을 뽑는 데 인색할 수밖에 없다. 또 신인을 많이 선발하면 기존 선수들이 옷을 벗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KBL이 올해 안에 2군을 창설해 리그를 출범 시키기로 했다. 늦은감이 있지만 환영할 일이다. 여러 여건상 우리 선수들은 NBA처럼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운동할 형편이 못 된다. 경기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은 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전급과 비주전급의 기량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이유다.

그래서 2군 리그가 필요한 것이다. ‘2군 선수들’도 2군 리그에서 경기에 자주 나가다 보면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아울러 2군 리그가 활성화되면 구단간에 트레이드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고, 저변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2군 리그가 성공하려면 구단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다고 접어서는 안 된다. KBL도 2군 리그를 구단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한국농구를 발전시켜 나갈 밑거름을 만드는 데 KBL과 각 구단의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한국판 암스트롱’, ‘한국판 보웬’을 기대해 본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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