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축산물의 무역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해외에서 사다 먹는 규모만 보면, 우리나라는 완전한 ‘농업수입국’이 된 셈이다.
4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작년 한 해 농축산물 133억2,433만달러어치를 수입하고 24억350만달러어치를 수출해 109억2,084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10조원이 넘는 적자액이다. 2006년과 비교해 농축산물 수입액이 22.6% 늘어난 반면 수출은 10.2% 증가하는데 그쳐 적자 규모가 25.7% 늘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메모리 반도체 무역 흑자(114억8,086만달러)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팔아 번 돈으로 농산물, 축산물 사다 먹는다고 보면 될 듯 하다.
우리나라의 연간 농축산물 무역 적자는 ▦2002년 61억7,695만달러 ▦2003년 66억4,548만달러 ▦2004년 72억7,872만달러 ▦2005년 76억8,633만달러 ▦2006년 86억8,538만달러 등으로 해마다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범은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가격 급등. 사료용 수입이 많다 보니 국제가격급등 영향이 고스란히 무역적자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과 과일류, 채소류 모두 수입액이 크게 늘었다. 이중 쇠고기는 10억달러, 돼지고기는 9억달러 어치가 수입됐다.
웰빙바람과 독주기피 영향으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포도주는 1억5,036만달러어치나 수입돼 전년보다 70% 가까이 급증했다.
김치 역시 우리나라 고유음식, 대표음식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중국산을 중심으로 수입액(1억1,084만달러)은 26.0% 늘어난 데 비해, 수출액(7,531만달러)은 고작 7.1% 증가하는데 그쳤다. 김치에서만 무역 적자가 3,553만달러나 됐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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