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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 물갈이' 물 건너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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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 물갈이' 물 건너갈 판

입력
2008.02.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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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8대 총선 공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현역 의원 물갈이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대에선 40% 가까운 물갈이 비율을 보였지만 이번엔 20~30%도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갈이 비율을 높이려면 자진해 불출마하는 현역 의원이 많거나 공천심사위원회가 다부지게 ‘칼질’을 해서 현역 의원 상당수를 잘라낸 뒤 신인들을 공천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진 불출마하는 의원 숫자가 우선 적다. 4일로 공천 신청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김용갑 김광원 의원 단 두 명뿐이다.

이맘 때 30명 가까이 불출마를 선언했던 4년 전과 비교하면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4년 전 “다음 총선에는 나오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몇몇 의원들마저 ‘언제 그랬냐’는 듯 공천 신청 서류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4년 전과 지금은 다르다. 17대 공천 당시의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에다 때마침 불거진 ‘차떼기 사건’으로 당내 상황이 말이 아니었다. 당 지지도가 바닥을 기면서 자연스럽게 노장 의원들의 불출마 분위기가 잡혔다.

그러나 지금의 한나라당은 10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내며 더할 나위 없이 분위기가 좋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결국 노장 의원들끼리 눈치를 보며 버티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보다 나이 많은 A의원도 이번에 출마를 한다는데 내가 왜” “이런 저런 문제를 일으켰던 B의원도 공천 신청을 한다는데 나도 해야지”하는 식이다.

저마다“여당에서 할 일이 남아 있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당 안팎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의 친형이자 당내 최고령(72세)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18대 총선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히면서 이런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자진 불출마하는 의원 숫자가 적으면 공심위에서 현역 의원을 많이 탈락시키는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당내 상황 때문이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어느 한쪽 현역 의원을 많이 탈락시켰다가는 김무성 최고위원 사태를 능가하는 당내 분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을 잘라내면 “경선 패배에 따른 정치보복”이라며 저항할 것이고, 이 당선인 측 중진을 공천탈락 시키면 “역차별을 받았다”며 버틸 가능성이 크다. 공심위를 통한 ‘칼질’이 쉽지 않은 게 한나라당의 구조다.

결국 당 안팎에서는 “18대 총선 공천에서 현역 물갈이 비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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