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현장 발견하고 뛰어든 이기춘 목포소방서장
“어린생명을 살리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소방서장이 직접 구조활동을 벌여 4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기춘(53ㆍ사진) 전남 목포소방서장.
3일 휴일을 맞아 광주를 다녀 오던 이 서장은 오후 7시30분께 무안군 무안읍 성동리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23㎞를 지났다. 그러던 중 도로변 가드레일이 파손돼 있고 그 너머 언덕 아래에 승용차 한 대가 소나무에 처박혀 있는 것을 목격했다.
소방관 경력 28년의 직감으로 큰 사고가 났음을 알아차린 그는 즉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 갔다. 현장에는 크게 다친 몸을 이끌고 차에서 나온 송모(42)씨가 가드레일을 붙잡고 ‘살려 달라’며 애원하고 있었다.
크게 찌그러진 차 앞부분에서는 이미 연기가 치솟고 있고 차체가 불길에 휩싸일 수 있다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 서장은 차량에 뛰어 들어 송씨와 두 아이, 부인 황모(31)씨를 차례로 꺼내 안전한 곳에 눕히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 덮어 줬다.
사고 차량에는 곧 불이 붙어 차체가 전소됐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인 뒤에야 간신히 불이 꺼졌다. 하지만 현장에서 구조한 송모(8)군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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