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전집(The Complete Works of William Shakespeare)’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았지만 장르는 코미디인 ‘엉뚱한’ 연극이 온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이 쏜살같이 빠르기 때문에 임산부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도 예사롭지 않다. 2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은 115분(휴식 시간 포함)의 러닝 타임 안에 셰익스피어의 37개 전 희곡을 녹인 독특한 연극이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9년 동안 무대에 올라 ‘런던 웨스트엔드 최장기 흥행 코미디’로 기록된 작품으로 2005년에 이은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셰익스피어의>
빨강, 노랑 색색의 타이즈를 신은 단 세 명의 배우만 출연하는 이 작품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비극도 희극도 모두 코미디로 변한다. 무대에는 별다른 소품 없이 두 개의 문이 마련돼 있어 배우들이 이 문을 통과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로의 변신을 꾀한다. 세 배우가 소화해 내는 역할은 100개가 넘는다.
셰익스피어의 주옥 같은 문장을 복원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공연의 속도감 덕분이다. 연극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소개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해 랩으로 표현한 오델로와 한 편으로 재구성한 16개의 희극, 축구 중계로 엮은 역사극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식이다.
1막과 달리 2막은 햄릿 한 편만으로 진행되지만 객석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이 많아 웃음 코드를 놓지 않는다. 양말 인형극으로 선보이는 햄릿의 극중극도 볼거리다. 연기와 동작이 과장된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워 셰익스피어 원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도 충분히 익살스럽다.
호주 출신 배우들로 구성된 투어팀이 영어로 공연하며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3월 16일까지. (02)541-3150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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