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내정된 김병국(47) 고려대 교수는 그동안 한번도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다.
이명박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통상부 안팎에서도 김 교수의 내정을 뜻밖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 교수는 국내 학계에서 손꼽히는 미국통으로 비교정치를 전공했지만, 국제정치에도 두루 식견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인 김 교수는 미국 최고의 사립 명문고인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같은 대학에서 정치학으로 석ㆍ박사를 받았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학연을 바탕으로 미국 내 한국 전문가와 학자집단, 관료사회에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1990년부터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2002년 5월 동아시아 지역의 외교ㆍ안보 등 지역 이슈를 연구하는 보수성향의 동아시아연구원(EAI)을 창립해 줄곧 원장을 맡아 왔다.
이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미동맹의 복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이 당선인은 평소 강조해 온 실용주의 철학에 따라 학계에 매몰된 인사보다는 현장에서 부딪히며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사람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후반인 김 교수는 아울러 청와대 비서실의 신구조화에 적합하고, 개혁성과 창조성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당초 외교안보수석에는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인택 고려대 정외과 교수와 하영선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는데 이들 역시 막판 김 교수에게 힘을 실어 준 것으로 전해졌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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